배짱 좋은 사내.,
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배짱 좋은 사내.,

by 바람 그리기 2020. 1. 8.
반응형


 담배 사러 길 건넌 김에 사 온 술. 비도 오고... 어쩜 핑계일지도 모르고.
 아니지, 그러면 맥주도 사 와야 맞았으니 핑계가 아니야.
 아냐, 그럼 맥주만 한 캔 사 왔어야지. 소주를 사 왔지 않아.


 비도 오고….


 며칠 전부터 건건찝찔한 것이 먹고 싶었는데, 코딱지만 한 것이 3~4천 원이니 이것저것 뚤레거려도 술 한잔의 안주치고는 너무 비싸. 돈이 아까워.


 "물컹"
 뭐여?
 어쩐지 먹기 좋게 잘라 놓았다 했더니 단무지인 줄 알고 사 온 것이 망고다.
 아 띠불, 왕짜증.
 김치라도 꺼내오려 냉장고를 열었더니 진짜 단무지가 있다!.
 곯은 건지 어떤 건지 물을 따라내고 살짝 간을 보니 덜렁거리는 앞니가 "왕 맹구야~~" 답을 준다.
 그러니 버틸 때까지 버틸 심산으로 앞 이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위로 대충 자르고...


 어!
 속이 싸아한 공복감에 술 넘기는 것이 쬐금 걱정이었는데, 짜르르한 것은 물론이고 콧구멍으로 '훅' 알코올 기운이 되넘어온다.
 아, 그래 이 맛이야.
 고딩 하숙집에서 먹던 대두병에 담긴 막소주의 맛.
 음...
 그러면 생라면이지!

 라면까지 뽀셔 먹었어도 뭔가 허전하다.
 

 남은 스프로 멀국을 만들어 속을 지졌다.
 좋다.


 그런데, 왜 약한 소주 한 병에 취기가 돌지?
 속도 쓰리고...


 담배를 물고 의자를 뒤로 젖히는데, 언제 그랬는지 술병이 방바닥에 누워있다.
 헐...


 방바닥에 술병을 뒹굴라는 사내,
 '참 배짱 좋다'라는 생각이….


 

 202001073051화

더보기

아, 속쓰리다.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비가 이렇게 많이 와도 되는 건지….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놈들!  (0) 2020.01.12
사랑은 무죄다.  (0) 2020.01.10
커피가 너무 빨리 식는다.  (0) 2020.01.07
종자.  (0) 2020.01.05
2020, 둥글게 둥글게.  (0) 2020.01.0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