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1227호 무궁화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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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마당

부산행 1227호 무궁화 열차

by 바람 그리기 201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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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국수 안 팔아유? "

 

박가와 천안으로 가는 노정에,

<선반 위에 까지 누워서 귀향길을 재촉하던 만원의 열차>

전설이 되어버린 삼십년 전의 풍경을 이야기 했습니다.

조촐한 망년회를 마치고 각자의 집을 향하여 다시 기차에 올라,

식당칸 데스크 앞에 선 박가가

그렇게 말리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가락국수 안 팔아유?"

살랑거리는 경상도 사투리의 미소년 같은 승무원은 고개를 돌리며 애써 웃음을 참아냅니다.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옆에 선 이가가 방점을 찍습니다.

"옛날에 서울 다녀오는데 차표 검사를 해서 엄마가 치마 속에 숨겼었어"

이 대목에서,

내 입안에 있던 맥주가 사정 없이 뿜어져 나와 상품을 꺼내던 승무원의 뒷통수를 후려 갈겼습니다.

머쓱하게 뒷통수를 흝던 미소년.

미안하기도 하고, 그 상황이 더 우숩기도 하고...

친절하게 받아 넘겨 준 부산행 1227호 무궁화 열차 승무원님 고맙습니다.

 

다아 갔습니다.

올 해.

 

방을 찾아주신 모든 고마운 분들,

남은 한 달 자알 마무리하시길 빕니다.

 

2013년 11월 말일.

천안 북진회 모임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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