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마당.
나팔꽃이 차례로 펴 늘 그 모습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큰 놈, 중간 놈, 아기 손톱만 한 놈.
차례로 피고 이제 진홍의 왕나팔과 유홍초만 남았습니다.
참, 딱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봉숭아도 꽃을 달았고요.
왠지 모르지만,
올핸 너무 나팔꽃다운 나팔꽃의 모습에 맘이 편치 않습니다.
동쪽만 바라보는 일편단심.
늘 그러했겠으나, 아무렇지 않다가 새삼 맘을 흔든 이유야 내 맘 어디 분명 있을 겁니다.
아마, 내가 꽃을 바라보며 서 있던 자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꽃이 내가 서 있는 곳으로 피어난 것 같은 착각에 빠져있었던 것도 같고요.
"지향성"
누구의 무엇으로 바뀌거나 바뀔 수 없는 본질.
무엇으로도,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결국, 내가 해가 아니었다는 냉정한 아침.
서울 다녀올 생각에 미리 손 봐놓지 않았으면 낭패 볼뻔했습니다.
"드르륵, 드르륵"
또 시작된 이웃집의 공사.
오르락내리락 널뛰는 감정을 추슬러 간신히 글을 닫아 보냈고요,
그러는 동안 내 불알은 참 고생했습니다.
"지향성"
음... 그렇습니다.
언제는 달이 필요했고, 언제는 해가 필요했고.
누군가는 달이 되었고, 누군가는 해가 되었고...
유려한 바람은 그 중간 어디에서 살갑게 불어 달도 해도 되었겠고.
해도 달도 모르는 나는 비 내리는 창에 비치는 얼굴만 바라보았고요...
따가운 해였건, 음침한 달이었건, 눅눅한 바람이었대도,
그때 그 하늘 아래였다면 모두가 옳았겠지요.
202206202420월
Santana-I_Love_You_Much_Too_Much
낼 잡부나가려면 일단 여기서 나가자.
간만에 정신 노동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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