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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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흔적에 대한...

by 바람 그리기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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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나간 아침.
 저만치 둔 폰에서 자꾸 알림이 온다.
 '떵폰 배터리 닳으라고 누가 수작 부리는 겨?' 중얼거리며 확인한 SNS.
 

 독자와 소통한다는 구실로 개설해 놓은 오픈 채팅방.
  "시"나 "창작"에 대한 입구나 출구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젊은 열정들이 딱, 잊지 않을 만큼 노크하곤 하는데...
 삐질삐질 땀을 흘리다 알림을 확인하고 나니 조금 부담스럽다.
 (...이미 검증된 교과서 유명 작가나 시인을 선택하면 쉬운 일인데...)

 '오늘 중으로 연락드리겠다.'
 답신을 남겼는데, 잡부 마치고 술 한잔 걸치고 돌아와 씻고 어영부영하니 오늘이 다 가고 있다.
 괜히 실없는 이가 될 듯싶어, 서둘러 그 시를 오픈하고 다른 방에도 올려놓고 내 방 주소를 보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공인'
 '내 발자국'
 '흔적'의 의미에 대해 잠시 머뭇거렸다.


 아,
 모기가 극성이다.
 발뒤꿈치, 눈썹, 반대편 팔로 팔꿈치를 밀어 올려야 손이 닿는 어깨 뒤쪽의 애매한 곳.
 물어도 참 지랄 같은 곳만 물었다.
 이상하다. 모기약을 두 개나 틀어 놓고 자는데 거참 이상하다.
 춥기는 왜 또 이렇게 추운지, 한여름이 오는데 왜 이렇게 추운지 이상하다.

 

 잠결에 벅벅 긁으며 몸을 움츠리며 뒤척이다 더듬적거려 폰을 열어 보니 새로 네 시가 막 넘었다.
 '내가 어제 술 먹고 모기약을 안 키고 잠들었나?'
 일어나 거실 불을 켜고야 활짝 열어 놓은 현관문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된장! 어쩐지...'
 밤사이 쥐 나 안 들어왔나 모르겠다.

 어떤 이는 단정한 내 머리를 보고 "젊어 보이니 좋다"라고 하고,
 어떤 이는 "나답지 않다"하고,
 이것도 모를 일이다만...
 분명한 것은, 내 용모에 신경 쓸 사이가 있는 것은 창작에 몰입하는 열정이 줄어들어 있다는 반증이라는 것. 써 내려가다 보니 이상하네? 신경 써 봤자 그 나물에 그 밥이면서 ㅋㅋㅋㅋㅋ

 오늘은 또 뭘 하며 꼼지락 거리나?
 우선 비에 젖어 벌어진 운동화 밑창부터 돼지본드 사다가 붙여 놓고, 빨래하고...
 밀린 글 좀 끄적거려야고...

 

 

 

 
 202206170648금
 클론-쿵따리사바라
 아, 불금이군요.
 여건 되시는 분은 좋은 시간 보내시고요, 아니면 저처럼 허벅지를 벅벅 긁던 바늘로 콕콕 찌르시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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