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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마당.
물기를 머금고 축축 휘어진 가지들.
어찌어찌 한 송이 맺은, 불두화의 처진 고개가 안쓰럽다.
꽃비늘이 떨어질라, 조심스레 조심스레 물기를 털어줬다.
어찌 된 일인지,
사람이 먼저 안부를 물어야 할 판이다.
기척 없는 개우리로 다가서니 "탕, 탕" 꼬리가 개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년아! 사람이 나오면 기척 좀 해라. 어쩌면, 사람이나 너나 똑같냐!"
눈치는 삼단이라,
아예 개집 구석으로 대가리를 숨겨 시선을 피하고는,
다리를 쩍 벌리고 누워 꼬리로 벽을 두드린다.
얘 언니,
간밤 뜬금없이 이 방송을 틀어놓고 갔는지,
꿈 내내, 비 맞으며 짜장면 배달 다니는 꿈만 꿨다.
입도 안 아픈지, 쏼라거림이 여태 멈춤이 없다.
국화 가지 지른 것을 몇 개 얻어다 심더니,
한 가지는 건진 듯 하다.
약 챙기려면 뭐라도 쑤셔 넣어야겠는데…. 아래 윗배가 모두 편칠 않네.
참, 어쩐 일로 꼭두새벽과 다름 없는 지금 일어나 밥솥을 덜그럭 거린다...했더니, 오늘 어디 놀러간다고 했나? 아줌마들이랑 간다고했으니, 어디 영취산쯤 가겠지.
아니다. 음. 흠..샛밥 먹다 쵀하지나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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