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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종 요란하게 울리는 오래된 집 마당.
간장독 열러 옥상에 올라 내려 보니, 잎 밖으로 나온 불두화 몇 송이가 흰 빛을 띠기 시작했다.
유리섬유가 함유된 강화 플라스틱으로 오래전 시공한 바깥채 처마.
시간이 만든 변색의 탁한 옷.
불두화의 빛이 만드는 선명한 대비.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니 새롭게 옷 입는 불두화의 흰빛이나 처마 지붕의 어두운 변색이나 제 가진 본성이야 옳다 그르다 할 일이 아니다만,
두 물상의 대비 앞에 범부의 맘 크기로 읽히는 지금 나의 색,
스팩트럼 안에 갇힌 내 존재의 빛에 대한 의문.
남궁옥분-나의사랑그대곁으로
내일은 초파일 법회 보러 산사를 찾는 날.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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