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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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앵그리 너구리

by 바람 그리기 202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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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의 아니게 구설에 휘둘릴 뻔한 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것이 사람 맘이다 보니 기억이 흐트러지기 전에 내 상황과 입장을 증명할 것들을 자료로 보관하는데,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긴 해도 '방향'에는 딱히 나무랄 것이 없는 의견을 두고, 내가 두루뭉술한 익숙함에 좁혀진 의식적 무관심의 차안대를 끼고 까칠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나?' 하는 복잡한 심정.


 처음에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잡고, 그러다 나중에는 맛과 가격을 어우르는 적절함으로 애용하는 "진라면 매운맛"
 라면이 떨어져 며칠 전 건너채에서 하나 훔쳐다 먹은 "너구리"라면.
 맛있다.
 진라면에 비해 가격도 가격이지만 면이 굵어 삶는 시
간을 더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귀찮아 먹지 않던 라면.
 잡부 다녀오는 길에 큰맘 먹고 비싼 라면을 사 왔다.

 

 "화난 너구리"

 사람에게 가장 노화가 빠른 감각이 미각이라는데, 세 배나 맴다는 라면에 땀 한 방울 나지 않으니 옳은 말이겠는데... 구설에 휘둘릴까 두루뭉술 의식적 무관심을 잡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늙은 것이 비단 미각뿐은 아닌 게 분명하다.


 속으로 엉큼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의뭉하고 천연스러운 것을 "능청스럽다"라고 하고, 그런 사람을 빗대 "너구리 같은 x"이라고 한다.

 "화난 이와 너구리 같은 이 "
 우연치고는 참 묘한 일이다.

 

 

 

 
 산울림-끼리끼리 mix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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