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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병원 밖으로 나와 건널목을 건너 편의점 옆 골목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저혈압 쇼크.
휴……. 다리에 힘이 풀린다.
편의점 벽면, 에어컨 공조기 옆에 작은 화단.
진분홍의 찔레 장미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마지막 계절을 안은 두 송이를 제외하고,
꽃망울마다 희아리를 안고 추레하게 변색하였다.
'너희들도 시드는구나…….'
볼품없이 시든 꽃망울이, 四門遊觀 후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고행의 끝에 깨달음에 이른 싯다르타의 비움을 떠올린다.
비움.
내겐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
"피잉~"
어지럽다...
빈 속 때문인지, 담배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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