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를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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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싯다르타를 떠올리다.

by 바람 그리기 201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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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병원 밖으로 나와 건널목을 건너 편의점 옆 골목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저혈압 쇼크.

휴……. 다리에 힘이 풀린다.

 

편의점 벽면, 에어컨 공조기 옆에 작은 화단.

진분홍의 찔레 장미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마지막 계절을 안은 두 송이를 제외하고,

꽃망울마다 희아리를 안고 추레하게 변색하였다.

'너희들도 시드는구나…….'

볼품없이 시든 꽃망울이, 四門遊觀 후 생로병사의 굴레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고행의 끝에 깨달음에 이른 싯다르타의 비움을 떠올린다.

 

비움.

내겐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

 

"피잉~"

어지럽다...

빈 속 때문인지, 담배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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