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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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안부.

by 바람 그리기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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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맞이와 일출

 오래된 집 마당엔 여전히 느리게 볕이 들고요,

제라늄

그 잠깐의 볕 안에서도 제 몫의 우주는 쉼 없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애기 나팔꽃

 오늘 아침엔 새끼손톱만 한 애기 나팔꽃이 첫 꽃을 피웠고요,

토란

 기온이 올라가니 토란 잎 버는 것도 탄력받기 시작했고요.

창포

 수세가 약해져 서운했던 창포도 열심히 물 준 보람이 있습니다.
 -참, 안부 전하다가 갑자기 생각난 건데요. 잎이 성하니 단오가 목전인 게 분명한데요, 이번에는 베지 않고 꽃을 한 번 봐야겠습니다. 수변 공원에 인공 식재한 꽃창포나 붓꽃류를 보며 창포라고 잘 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창포와 꽃창포는 전혀 다른 종류랍니다. 흔히 마주하는 꽃대에 꽃이 피는 것은 100% 꽃창포라 여기시면 됩니다. 그 정도로 진짜 창포 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죠. 창포는 잎을 잘라 맡아보면 아주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납니다. 뻥 조금 보태면 바람만 살살 불어도 그 향기가 느껴질 정도니까요(제 코는 개코라 실제 맡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창포라 알고 계시는 꽃창포를 통째로 콧구멍에 박아보셔요, 뭔 냄새가 나기는 나는 지 ㅋㅋㅋㅋ

 

 포스팅하지 않으니 광고 수익이 팍팍 줄고 있다는 아쉬움 외엔,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가끔 혼술도 하고요 가끔 잡부도 나가고요. 여전히 개처럼 쓰러져 잠이 들고요. 가끔 몸살도 앓고요, 요 얼마간은 이가 온통 치솟아 살살 달개고 있고요. 다른 방에 가끔 포스팅도 하면서 뭐, 그렁저렁 잘살고 있습니다.

 삼월이 아줌마도 쓰레빠 한 짝씩 열심히 물어 나르며 잘 지내고 있고요.

 

 제가 항상 중얼거립니다만,

"누구나 제일 쉬운 일은
 안으로 접고 돌아서는 일이었습니다"

 놓는 것은 쉬운 일입디다.
 포기하는 것, 기억의 끈을 놓거나 지워 버리거나, 버려 버리는 것, 돌아서는 것, 외면 하는 것...
 그래서 끝으로 맺히는 언제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고집스럽게 잡고 측은하게 아등바등하는 것을 그치는 것.
 그 모든 것을 그만두기는 참 쉬운 일입디다.
 사는 거? 그거 별거 없습디다. ㅎㅎ

 점슴 맛나게 잡수시고요,
 건강하게 잘 지내십시오.

 참, 제 서재 '무각제'는 '무각굴'이라 부르기로했습니다.

 

 
 202306101339토
 쎄쎄쎄-떠날거야
 무각굴에서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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