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길, 돌아오지 않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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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안전길, 돌아오지 않는 꽃.

by 바람 그리기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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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왕 잘 거면 내려와서 편하게 자!'

 "그러면 아주 잠들까 봐..."

 

 방바닥에 편히 누워, 책상에 엎드려 있는 놈의 뒤통수에 쯧쯧 거리며 내뱉은 말과 돌아온 대답.

 고등학교 같은 하숙방을 쓰던 전길이. '안전길'이.

 그해 여름 방학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은 친구.

 무식한 부모덕에 아니, 돈 없는 부모덕에 무허가 페니실린 주사 한 방으로 완전히 안전길로 떠나 돌아오지 않은 '안전길'이.

 

 이젠 습관이 되어버린 책상 앞에서의 절구질.

 졸다, 깨다..

 

 또 아침을 맞았다.

 요즘 들어 툭하면 절구질이니,

 체력이 다한 건지 집중력이 떨어진 건지...

 

 그러고 번뜩, '안전길'이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배어 나온 신음,

 "백척간두"의 절박함 인지, "방하착"의 우매함인지, "그 모두가 뒤범벅된 어둠의 끝"인지...

 


 이미 어긋난 연이다만...

 내 가슴을 후벼 판 야속한 호미질.

 

 아,

 어머니 나팔꽃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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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가 서점에 들렀다가 보내온 사진.

 

 출간한 지 반년 된 시집이 신간 평대에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 좀 머쓱하다.

 한참 책을 찾을 때 구비해 놓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남연경'센터장님의 보이지 않는 배려 덕분이려니,

 감사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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