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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사러 터덜터덜 걷다가 왕성 극장 골목 편의점까지 왔다.
담배를 산 후 모처럼 나선 길에 뒷골목 어린이 놀이터 벤치에 와 앉았는데….
담배 몇 개비를 피는 동안,
볕이 쬐는 벤치와 그늘막 안의 벤치 사이를 오락가락하도록
기온이 애매하다.
볕 아래에 나오면 얼마 못 가 얼굴이 따갑고 그늘 안으로 들어가면 역시 얼마 못 가 서늘하고.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은 탓이겠지만, 때맞춰 도착한 김 씨의 "날씨 좋다."깨똑.
오래간만임을 깨우치듯 꽃사과 씨알이 예전의 기억이 무색하도록 굵어졌고, 은행도 실하게 달려있다.
가을의 쪽빛 하늘.
보는 것만으로 은혜롭다.
예전, 누님들이 사진을 찍으면 늘 하던 투정 "너부데데".
나도 어느샌가 그 나이가 되었나 보다. 언제부터인지 사진 속의 내가 너무
부데데 해졌으니….
아, 볕이 정말 따갑네. 담배 한 대 먹고 어서 병원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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