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
특별한 영향은 없다더니 다 거짓말이다.
지난밤 부터 또 설사가 시작된 어머니. 아침을 잡수시고 변소 출입을 두 번 하시더니 방으로 들어가 자리보전을 하고 계신다. 대전으로 외래진료가 있는 날.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시면 나 혼자 다녀오곤 했지만 2주 전에 투석용 인조혈관에 동맥류가 생겼으니 오늘은 꼭 모시고 가 상황파악을 해야 하는데 난감 하다. 싸매고 누워계신 것을 보고 나올 수도 없고. 점심이라도 잡수시는 걸 봐야 안심이 되어, 죽을 쑤고 (매일 노래를 부르시는)간장을 심심하게 양념해서 식사를 재촉하다, "내가 죽니….".'내가 죽니….'. 아옹다옹 옥신각신하다, 병원 예약 시간이 촉박해 연아에게 부탁하고 집을 나섰다.
'아니, 왜 이래요? 큰일 났네! 1시 반 예약인데!'
"파업 중이라서 어쩔 수 없어요…."
매표구에 닿은 시간이 12시 30분쯤인데, 가장 빠른 차가 14시 14분 차라니!
버스를 타고 가야 하나, 차를 끌고 가야 하나….
버스터미널로 가서 서부에 도착해 다시 병원까지 가야 하는 시간. 차를 가지러 가서 대전 시내 통과하는 시간. 아무리 계산해도 빨라야 30분 정도밖엔 당겨지지 않는다. 그래도 예약시간은 넘어선 후니, 그냥 기다렸다 타는 게 나을 것 같다.
역 광장으로 내려가 담배 몇 개비를 먹고, 신장내과와 신경과에 전화 연결해 상황을 설명하고. 화단에서 채송화 씨앗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머님 점심을 챙기고 왔어야 했는데….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얼추 되어가는데 기차가 또 5분 연착이란다.
연아가 4시에 일 가야 한다는데, 어머니 혼자 어쩌나...
아, 배는 고프고...
오는 길은 또 상황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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