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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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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그리기 201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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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가 새끼를 낳기 전날부터, 삼월이 언니가 앓아누웠다. 어느 전생의 억겁 연으로 묶였기에 산통을 함께 했을까?.

 

돌쇠를 빼다 박은 점박이와 저를 닮은 백구 두 마리.

어머니는 "밥값도 못했다." 서운해하셨고, 나 역시도 우리 집 울안에서 기른 개가 새끼를 낳은 중에 제일 적은 마릿수여서 생경하다.

 

며칠 전부터 먹는 것이 신통치 않던 삼월이는 이제 때때로 나와 밥을 챙겨 먹고, 산통을 멈춘 삼월이 언니도 자리를 털고 어머니를 모시고 목간에 갔다.

 

목욕탕에 내려 드리고 돌아온 빈집.

밥통에 쌀을 안치고 난로 앞에 앉아

따뜻한 커피와 맛난 담배를 먹으며

밀쳐두었던 노시인의 책장을 넘긴다.

 

여백 같은 오늘,

썩은 홍어에 막걸리 한잔을 넘기면 딱 좋을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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