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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외부 환자가 많았는지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병원에 도착했지만, 맨 끝자리 맨 끝 순서로 시술을 시작하신 엄마.
안정되시는 것 확인하고 밥이나 안치려고 집에 도착하니 어긋 열려있는 대문.
'누가 다녀갔나?'
에티오피아에서 과테말라를 돌아 이젠 콜롬비아와 케냐로.
나라 밖으로는 반 발도 떼어보지 못한 인간에게 호사가 넘쳤다.
선생님!
늘 과분한 사랑 감사합니다.
그제 어제 김장을 하면서 후질러 놓은 옷들이 세탁기에 하나다. 속옷과 흰옷과 양발만 빼고
어머니 갈아입으신 옷과 보태서 세제를 풀고 불림세탁을 눌러놓았다. 병원 다녀와서 유연제 풀어 한 번 더 헹궈 마무리하면 될 일이고…….
은행잎들도 대부분이 손을 놓아버린 거리.
스산한 날씨도 제격이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거나 이별을 앞둔 사람이거나 이별한 사람들에게 오늘은 참 힘이 들겠다는 생각.
"어머니! 어제는 백두산에라도 오르실 것 같더니 왜 오늘은 꼼짝을 안하셔요!"
-토요일 배추를 저리는 내내 한 번도 자리에 눕지 않고 살펴보시던 어머니께서 일요일엔 화장실 출입도 안하시고 잠만 주무시는 것을 보고 내어 뱉은 삼월이 언니의 어록.
"애는 배서 맹꽁이 배를 하고서는, 서장관사로 수님이네로 명길네로 양 손에 빠께스를 들고 소금물을 얻으러 다니느라고....
왜 그렇게 극성을 떨었는지....."
-토요일, 배추를 다듬고 절구는 것을 지켜보시며 50년도 훨씬 지난 기억을 복기하신 엄마의 어록.
기타 연주로 듣는 지고르네르바이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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