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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부 마치고 돌아온 마당.
오늘의 햇살에게 손 모둔 토란 잎 위에,
내게서 떠난 얼굴들과 각각의 의미로 우연하게 마주한다
잠시 쏟아진 정제의 빗물,
평상의 혼탁한 관계를 씻겨 내고 내 것이었던 인연의 사금(沙金)만 남겨 두었다.
"그 사람, 그 이, 그 여자, 그 남자, 잊히거나 잊히고 있는 이, 살아있는 이, 이미 죽은 이 혹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로 내 기억의 끝에 맺힌..."
그렇게 번뜩 마주한 얼굴마다 기억의 파도를 따라 닿게 되면 보이는 항구의 깃발 "애증(愛憎)"
모두가 한결같은 "애증"
잠시 그렇게 기억의 바다를 부유하며 쓸쓸해하다 일상의 내게로 돌아오는 오후.
먼 먼 하늘에서 울리는 환청,
"너울이나 파도가 없다면 바다이겠는가?"
"닿는 배만 있다면 항구겠는가?"
"밤이 되어야 마주하는 별처럼, 애증이 없다면, 맺혀 남겨질 일이었겠나..."
2022060924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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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 잎을 바라보다 샘에서 씻고 나와 철퍼덕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별안간의 구미(口味) "삼겹살".
누천년 만에 삼월이 언니와 외출,
잡부 판 돈 팍팍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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