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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GIF3

웃프다. 몹시 불쾌한 꿈에서 눈을 떴다. 며칠 전에는 슬하의 어린아이처럼 지나치게 유쾌하던 평상의 내가 "농약을 먹는 사고"가 있었고, 진균제인 그 농약은 '단 한 방울이라도 구강점막과 접촉하는 순간, 당장은 표가 안 나도 시간이 흐르며 발현되는 화학반응으로 인해 장기가 하나하나 녹아 들어가 시름시름 앓다가 꼴까닥'하는 백약무효 처치 불가의 극약인 걸 알고 있었는데. 그런 내 앞에 어머님께서 생시처럼 나타나셨고,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며 '아, 농약 중독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어디 먼 타국에 돈 벌러 떠난다는 핑계라도 둘러대고 나를 아는 모두의 기억에서 씩씩하게 슬그머니 증발해야겠다'는 다짐을 되뇌다 잠에서 깼다. 내 추저분한 마지막을 들키지 않아야 하겠다는 조급함이 앞서, 모처럼 뵌 어머님께 반가운 인사도 못 올.. 2024. 4. 3.
그래, 믿자. 형은 구레나룻에 파뿌리를 매달고 할아버지가 되어 있고, 이쁜 아줌마셨던 어머님 얼굴엔 굵은 주름이 가득하다. 그렇게, 소원했던 시간의 기별은 각인된 빡빡머리 기억의 첩경을 뛰어넘어 서글픈 면경에 나를 마주 서게 했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친구가 자시하(慈侍下)가 되어 고아의 반열로 들어서는 문을 열었다. "쐬주 하나 맥주 세 캔" 객지 상가의 문상에 술 먹을 이가 나뿐이니 시간 늘릴 일 없이 간편하고 효과적인 일이다. 커피머신을 장만한 셋째가 이것과 저것의 캡슐을 내려 맛배기를 청한다. 취향에 따라 자의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여가를 취미에 배분할 수 있는 전제, "현실적 능력". 그 전제를 탄탄하게 딛고 선 셋째의 앞날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참 기분 좋다. 그러니 박으로 리필에 리필을 거듭해 .. 2024. 3. 20.
쓸데없는 농담(濃淡) 나흘 동안 시달린 컴. 아침나절 메일을 확인하다가, 삿된 에누리 없이 정중하게 마주 보던 그 시간의 솔기. 따뜻한 봄바람이 휘이 가슴 언저리를 휘돕니다. '컴을 좀 쉬어줘야겠네...' 그 불식간에 맞은 혜풍(惠風)에 매달려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설렘의 아지랑이로 땀을 따던 그때의 내 안에만 종일 머물렀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어쩌면, 의도됐을 부정의 휘청이는 가면을 쓰고 오늘의 모든 이유를 뒤죽박죽 섞어보아도, 달은 내 감정의 농담(濃淡)에 아랑곳하지 않고 딱 그만큼에서 오도 가도 않습니다. 내 탓이거나 혹은 내 탓이 아니라고 나를 나무라거나 다독이기엔, 내 이 종종거림은 거기서도 여기서도 표나지 않는 할선에 매달린 접선 안의 무한 미분값 같은 게지요. 그래요, 4년 만에 도착한 편지를 7년..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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