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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역에서 / 성봉수
첫눈이 내리는 날 만나자는
내 얘긴 줄 알았던 너무 흔한 말
생각하니
한적도 받은 적도 없던 약속
첫눈이 내리면 만나자던
어긋난 설렘의 그리움들
애달픈 사람마다 눈발을 쌓고
녹고 녹인 그 날이 몇십 년일까
내 것 아닌 이별에 가슴 부비던
속여 보낸 청춘이 불쌍하지
삼곡. 도담. 단양, 단성. 죽령. 희방사. 풍기, 영주, 문수. 안동,
내 안의 것으로 보듬었던 어제의 착시
차곡차곡 열 손가락 꼽아가는 밤
나는 오늘
궁핍하게 떠나온
세상의 모든 청춘을 불러
안동역으로 간다
201701132146금제천발안동행기차안에서쓰고
201701192708목깁고옮김
■ 시집 '검은 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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