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구리구신과 취사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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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

감정의 구리구신과 취사선택.

by 바람 그리기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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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협 정총이 있는 날.
 어제 통화에서 '위임' 의사를 전하기는 했지만 여건이 되면 다녀오려 했는데, 잡부 마치고 편의점 들러 담배 사서 터벅터벅 걸어와 옷 벗어 먼지 털어 걸어 놓고 씻고 건너 오니 여섯 시가 지났다. 근교라면 늦게라도 서둘러 다녀올 수 있었겠지만, 옷 갈아입고 시내버스 타고 서둘러도 어영부영 한 시간은 걸릴 게 뻔하니 뒤늦게 참석해 쭈뼛거리기 싫어 그만두었다.

 커피 마시다 말고 밥 차려 먹으며, 360일 고정 채널 ytn을 뜬금없이 벗어나 유랑하다 얻어 걸린, "궁금한 이야기 Y".  모처럼 가십거리에 동참한 것까지는 기억 나는데 눈 뜨니 새로 다섯 시가 막 지나고 있다.
 눈을 뜨며 마주한 발치로 밀어 놓은 저녁 밥상.


 번뜩 정신 차리고 본능적으로 조심스레 손을 더듬적거려 안경의 불상사를 확인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머리맡에 벗어놨다. 그러는 과정에서 호랭이 담요 안에서 안경 대신 손에 잡힌 뚜껑 열린 재떨이.


 조질뻔했다.

 눕고 깬 시간이야 어찌 되었든,
 안방 난방텐트 안으로 기어들지 않고 거실서 스르르 쓰러져 잠든 것도 오랜만이니 이 또한 여전한 나에 대한, 또 하나의 실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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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닝 담배부터 한 대 빨고 말라비틀어진 빈 그릇 설거지통에 담가 놓으며 새로 커피 타 들어 온 서재.
 포털 첫 화면에 뜬 오늘의 운세가 맘을 끈다.


 "자신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되는 시기이다. 조심하게 행동하라"는 띠별 총운과 "누군가의 추천으로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는 내 출생 연도의 세운(細運).
 어쩌란 말인가? 곰곰 생각하니,
 "긍정도 부정도 말고 그냥 입 꾹 다물고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얘기로 읽힌다.
 감정의 구리구신이 되라는 얘기인데...
 내 속내를 감추고 산다는 것, 별수 없이 누군가가 내게 오는 길에 켜켜이 울을 두르는 일일 텐데 간섭 받아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나로 속 편하게 사는 방법이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차안대를 쓴 경주마의 시야처럼 모든 관계에서 편협해지는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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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사팔뜨기 / 성봉수

사팔뜨기 / 성봉수 바른 것은 그른 것입니다 바른 것으로 당신 앞에 선다는 것은 그른 일입니다 바른 꼴을 하고서는 당신을 볼 수 없는 그른 세상 당신을 안기 위해서 감사하게 글러졌습니다 그

sbs150127.tistory.com


 그러나 어쩌겠나?
 누구나 지금 자신의 형편과 능력에 가장 적당하고 합리적인 취사선택을 해야 하는 거고, 그러니 그 반대의 부작용도 내 몫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고.

 

 
 202401060852토
 Paul_Mauriat-Taka Takata
 시간이 언제 이리 되었지?
 배고푸닷.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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