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니 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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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그리우니 사랑이지...

by 바람 그리기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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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오래된 집 마당을 휘이 둘러봤다.
 제 있는 곳에서 제 몫의 시간을 지키고 있는 것들.



 견디고 있거나 참아내거나,
 오롯이 꿋꿋한 것들.



 입이 방정일지 모를 일이지만,
 소한이니 겨울도 다 갔다.


 그제.
 고향 떠난 지 오래인 친구.
 고속철도 경유지로 편입되는 막장 진폐와 맞바꾼 쪽쪽골  선친 땅 보상받아 떠난 친구.
 자리 잡은 곳에서 또 도로가 나고, 다시 이주한 곳이 대기업 공장용지로 또 수용되며 "인근 산에 말뚝 하나만 박아놨어도 부자 된다"라던 우스갯소리의 주인공이 된 친구. 
 뻔질나게 내 방 드나들던 어릴 적 막걸리 친구.
 고향 떠난 후에 명절 때마다 들렸던 친구.
 그렇게 친구들과 술자리에 앉으면, 그때마다 부인이 잡으러 왔던 친구.
 주먹만 한 알이 박힌 반지와 금장 시계를 차고 나타나, 내게 처음으로 소고기 안주로 넘기는 쏘주를 맛보여준 친구.
 기술 배운다고 토끼 같은 아이들 곁을 떠나 타관 객지 안정리인가에서 앞치마 차고 고생할 때, 대낮 카바레로 끌고 가 넥타이를 목에 휘감으며 춤추던 친구.
 어머니 장례 모실 때 마지막으로 본 친구.
 그 친구에게 모처럼 모친 안부를 물을 겸 신년 덕담을 건넸더니, 아침에 뜬금없이 단톡방을 만들고 친구들을 초대했다.
 오버다.
 "초대 안 받기"를 설정하고 군말 없이 나왔다.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은 아니고, 만나야 친구고, 함께해야 가족이고, 그리워야 사랑이다"


 입이 방정일지 모를 일이지만,
 소한이니 겨울도 다 갔다.
 이제 이 겨울도 그리울 일만 남았으니,
 내 세상은 온통 사랑이다.

 배고프다.
 밥 안치러 가자.

 

 
 Forever_With_You -Modern_Pops_Orchestra
 급, 술이 당기네 ㅠㅠ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얼음 / 성봉수

얼음 / 성봉수 먼 옛날 전설 같은 기억 끝 어느 꿈속에서 손을 놓치고 약속 없는 그리움의 바다 몇 생이나 울며 떠다녔더니 불면의 배반이 개고 새벽이 오고 나니 닿을 수 없는 만큼 떨어져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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