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일 다 마무리했으니,
핸디 청소기로 오늘 일정의 낙점을 대충 구색만 맞춘다는 것이, 머리카락이 얼마나 많은지 의도치 않게 동글이 한번 끌고 다녔습니다.
의관 정제가 선비의 기본예절이니 집에서도 거의 모자를 쓰고 지내는데요, 독거노인 혼자 쓰는 뒷방에 뭔 놈에 머리카락이 그리 많은지 의아했습니다. 늙어, 이상한 털이 삐죽삐죽 나오는 잡종견 생각도 났고요, 나도 별수 없으면서 털갈이하는 삼월이에게 지청구하던 것도 생각났고요.
덕분에, 겸사겸사, 거실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던 빈 담뱃갑과 부엌에 쌓아놨던 재활용품들 싹 정리해 내놨습니다.
저녁 먹고 벽에 기대앉아 담배 먹으며 어항을 바라보니 히터 전원이 안 들어와 있습니다.
'어라? 물 온도가 그리 뜨거워?'
아무래도 이상해서 머리를 쑤셔 박고 어항 안에 온도계를 살피니 20℃ 이하로 떨어져 있습니다.
'뭐라? 히터가 맛 갔나?'
히터를 꺼내 만져보니 차갑습니다. 이리저리 조물딱 거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원 코드를 일일이 확인하니 엉뚱한 놈을 꽂아놨네요. 하마터면 세 마리 남은 놈들 얼려 쥑일 뻔 했습니다. 참, 이끼 뒷설거지하는 게 너무 귀찮아 조명을 아예 어둡게 해 놨습니다.
재활용품 버리면서 지난 추석에 받은 참치캔 박스 함께 내놓느라, 남은 참치를 부엌 찬장에 옮겨 놓았는데요, 컵 뚜껑을 발견했습니다. 도랑 치고 가재 잡았습니다.
usb 전원 이용하는 컵 보온 받침대 하나 장만한다고 몇 해를 기웃거리는데, 올해도 그냥 이렇게 넘기는 것 같습니다.
커피는 뜨거워도 차가워도 맛있습니다.
202301112543수
위일청-애모
오늘, 이 음악이 흥얼거려지는 것을 보니 봄이 오시려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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