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거울 앞에 선 모습이 천상 그지다.
내 자칭 별호가 [전국 노숙인연합회 박스분과 oo시협회장]이지만 참 험하다.
생긴 게 싱거워 기르기 시작한 콧셤.
젊어서는 그럭저럭 봐줄 만했더라도 이젠 흰 털이 더 많아 보이는 데다가 이틀을 다듬지 않았더니 추접스럽다.
밀어버려야 하나 어쩌나...
거울 앞에서 오래전 썼던 「면도」라는 시구가 떠올랐다.
분명 어디엔가 발표하고 시화전 패널로도 걸렸던 건데, 세 권의 시집 어디에도 없다.
이 방에는 없고, 혹 <네이놈>에는 있을까 싶어 살펴봤지만 없다.
면도를 할걸 그랬어요
이제서야 뻗대 나오는 서너 가닥의 (어쩌구)뿐인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건방진 오기의 손길로라도
면도를 했어야 했나봐요
확실한 기억은 없지만 대충 이랬던 거 같은데,
20대 그 팔팔하던 날 왜 이런 시를 썼을까?
하긴, 많이 아프던 때였지만...
네이놈에 건너간 김에,
요즘 올린 글과 처음 블로그 개설하던 때 올렸던 포스팅 몇 개를 기념으로 남기고 습작, 낙서, 받은 글, 백업해 두었던 글 모두를 싹 지워버렸다.
하나하나 읽다 보면 또 망설일 것이 분명하니, 목록만 열어 놓고 깡그리...
되돌아 나오며 생각했다.
지금 아프지 않다고,
그때 아팠던 것이 어린 치기이거나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일은
내 안으로 접고 돌아서는 것」이라며...
202201063106목
이승재/아득히먼곳
내 한때의 18번...
아, 속 쓰리다.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콸콸콸 (0) | 2022.01.11 |
---|---|
기도하듯 살어라 (0) | 2022.01.08 |
스무디 먹는 침팬지 (0) | 2022.01.05 |
범띠 할머니 (0) | 2022.01.04 |
壬寅年 첫날 (0) | 2022.0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