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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
오래된 집 마당 한쪽의 화단.
오래된 집 마당 한쪽의 돌보지 않는 화단.
오래된 집 마당 한쪽의 돌보지 않는 화단 구석에 불두화.
꽃송이마다 푸른 껍질을 벗기 시작한 지가 오래이니 지금쯤이면 하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을 일이다.
볕이 옆 건물 뒤로 숨어버린 저녁 무렵에야 번뜩 생각이 들고 미안하다.
"만개"
보아주는 이 없는 "만개"
있을 곳이 아닌듯싶은, 나는 법을 잊은 "닭 속의 백조" 같은 모습에 더 미안하다.
이제 바람이 불면,
"후드득"
꽃잎은 날리고 없었듯 사라질 일이다.
202105122601수
소리새/오월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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