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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불린 콩을 삶아 메주를 빗었습니다.
죙일 화덕 앞에 앉아 고사 지냈지요.
바깥채 처마 아래 마대가 다 삭도록 쑤셔 박아 놓았던 허접한 나무토막 부스러기 두 봉지와 재작년 옥상 방수하며 베어 듬성듬성 토막 내 샘 옆에 쟁여 놓았던 오동나무를 깔끔하게 태워버려 속이 시원합니다.
원래, 이럴 생각으로 쟁여두었긴 했습니다만, 땔감의 양이 기가 막히게 딱 맞았습니다.
조금 덜어 청국장을 띄울까? 잠시 고민하다가, 냉동실에 썩어가는 청국장 몇 덩이 있는 것이 생각나 그만두었습니다.
뜨거운 메주를 김장 비닐에 담아 밟아 으깨느라(제 경험상, 이 방법이 제일 효과적임), 졸지에 사우나 했습니다.
담 범벅인 몸을 샤워해야 했는데, 저녁 먹고 앉아 뭉그적거리다 그 자리에 팩 쑤셔박혀 잠들었다가 새로 두 시 무렵 눈 뜨니 다 말라 있어 물값 벌었습니다.
메주도 쒀 놓았고,
한해 농사 다 지었습니다.
11월도 하루 남았네요.
마무리 잘하시고, 보람찬 하루 되소서.
202111290620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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