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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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밉상.

by 바람 그리기 201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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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것 없이 밉고 받는 것 없어도 예쁜 사람이 있다더니

아무리 이쁘게 보고 정을 붙이려 해도 삼월이 년이 정말 밉상이다.

울안에 들여 천수를 다한 개가 한 두 마리가 아니었지만, 이년처럼 대책 없는 개는 처음이다.

식탐이 얼마나 많은지, 돌쇠에게 먼저 먹이를 주면 월하리 공동묘지의 늑대 울음소리를 내는가 하면 받아 놓은 먹이도 씹는 꼴을 못 봤다.

무조건 폭풍 흡입은 기본이고 어쩌다 찝찔한 특식이라도 내 손에 얹어 디밀어주면 조심스레 먹이만 물어가는 돌쇠와 달리 이년은 내 손까지 물어뜯기가 예사다.

 

그제 메주를 쑬 겸 썩고 부스러진 나무와 허접쓰레기를 때고 정리했다.

길 닦아 놓으니 미친년이 지나간다더니

정리한 그 자리에 삼월이 년이 똥을 퍼질러놨다.

어제도 그리해 놓아서 등을 몇 번 패주고 빙 돌아가서 치웠었는데…….

 

하루 동안 퍼질러 놓은 똥이 엄청나다.

비와 부삽을 들고 똥을 치우러 화단을 돌아 올라가려다 부아가 확 치민다.

새끼를 가져서 요즘 먹이를 조금씩 더 주기는 했지만 정말 밉상이다.

'이런 쌍노매 지지배! 어째 이리 꼴통 짓만 하는 겨!'

욕 한바탕 거하고 뱉고 그냥 돌아섰다.

 

'이걸 내가 왜 치워? 옳지 않아! 삼월이니 삼월이 언니 퇴근하거든 치우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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