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루마를 끌고 집을 나섰는데 로터리쯤에 닿아도 거리가 휑하다.
이런 삼식이가 있나!
어제 장 보려다가 장날을 맞춰 오늘 나섰더니 어제가 장이다.
ㅉㅉㅉ
근처 아파트 뒷골목에 세워 놓은 차.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날이 추워지면 배터리가 방전된다.
외출 후 돌아오는 길에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고 앉았다 오곤 했는데, 이쯤에 또 한 번 걸어줄 때가 되었는데...
겸사겸사 차를 끌고 나서려다가 장날을 생각하고 그냥 구루마 끌고 나왔는데 삼식이 노릇 제대로 했다.
장 보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제육볶음이 먹고 싶어졌다.
내 몸이 단백질을 원하나 보다.
방앗간에 들어 자리 잡으니 셔언한 사이다가 먹고 싶다.
제육볶음이 나오기 전 두꺼비 한 마리를 먼저 잡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이다와 함께 먹으니 속이 훑인다.
녹았다 얼었다 한 오래된 삼겹살.
냄새... 제육볶음. 아니다.ㅠㅠ
어쨌거나 또 한 마리를 잡고 나서는데, 이웃한 점포의 동창이 들어선다.
"다 먹고 가는 겨? 니가 뭔 장을 봤어? 와이프도 가끔 장 보시던데?"
'응 살림 따로 하잖어'
"어... 그렇구나..."
구루마를 끌고 집으로 오는 동안 잠깐 스쳐 간 동창의 당황스런 표정이 오버랩된다.
거짓은 아니었는데, 까딱하면 카더라 뒷담화 돌게 생겼다. ㅋㅋㅋㅋ
짠지에 라면에 돌려먹기를 거듭하도록 뭐가 이리도 여유 없게 했는지...
며루치 똥 가르고 시금치 다듬어 감자와 호박 넣은 된장국 하안 솥 끓여놨고.
수입 홍두깨 한 근 끊어 메추리알 넣고 장조림도 해놨고.
콩자반도 하안 냄비 졸여놨으니 봄 올 때까지는 걱정 없겠다.
얼마 전부터 부사 사과 "서걱" 베어 먹는 소리가 혓바닥에 굴러다녔다.
장 보는 김에 큰맘 먹고 행사 품 한 봉다리 집어왔다.
국거리 다듬고 나서 물로 벅벅 씻어 베어 먹는데,
소리도 맛도 꿀맛이다.
202201220450토
강병철과삼태기-수수께끼mix봉수사과먹는소리
이젠 눈 뜨면 네 시네. 뭐가 뭔지 엉망진창...
된장국에 밥 한 술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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