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의 꽃과 잎 같은...
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상사화의 꽃과 잎 같은...

by 바람 그리기 2022. 8. 5.
반응형


 

 계획에 없던 일정.
 일정 중에 생긴 병원 방문.
 그래서 가지 못한 병원.

 저림과 통증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수긍하고 불편함의 강도를 내 몫으로 희석하고 있는 나. 
 모든 감각의 촉수를 세워 내 것이면 안 되는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는 당신.
 나와 당신이 닿아 있는 삶의 절댓값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상사화 꽃망울이 하루에 하나씩 정확하게 번다.


 화초싸리 아래서 제 몫을 찾은 놈.
 그늘을 베어 내니 눈 감았다 뜨면 키가 쑤욱 자랐다.

 아마 내일부터는 이놈도 꽃잎이 벌기 시작할 것 같다.

 외롭게 쑤욱 솟아오른 외줄기 대궁.
 그 끝에 차례로 버는 꽃잎을 마주하는 감상이 예사롭지 않다.
 선운사 꽃무릇에 많은 이가 왜 환장하는지, 짐작 간다.
 봄의 잎새에서 여름의 개화까지 마주한 이라면,
 꽃밭에 들어가 함부로 사진을 남기는 일도 조심스러울 일이다.

 

★~詩와 音樂~★[ 시집『검은 해』] 겨울 선운사에서 / 성봉수

 겨울 선운사에서 / 성봉수  내가 오고 간 길가 어디  연정戀情의 주검이 불붙고 있었다는데  도솔천 언 바람만 이승의 천왕문을 넘나들고  그 정이 어느 겁에 왔었는지 쫓을 길이 없어라 ■

sbs150127.tistory.com




 '날도 더운데 다 파셨으니 떨이하고 들어가시죠?'
 시내버스에서 내려 파장으로 들어 선 장날 시장에 들렀다.
 만 원짜리로 담아 놓은 피자두를 오천 원에 흥정하다가,
 두 무더기를 만원에 떨이해 돌아왔다.
 뿌듯하다.
 계획에 없던 일정, 일정에 없던 병원 방문이 내게 준 보상이다.
 상사화.
 오늘 내게 와 습자지에 배는 물처럼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는 가슴 아린 기쁨을 주는 것,
 그때 발길 끊긴 외면의 눈을 내려 그늘 속 풀포기를 캐다 심은 덕이다.
 
 어느 인연 하나 우연한 것이란 없고,
 시간의 물은 공평하게 들고 나고 있다.

 

★~ 詩와 音樂 ~★시집 『 검은 해 』사과 / 성봉수

사과 / 성봉수 빨간 똥을 싼 일요일 기도하지 않았네 게으르게 설거지를 하고도 볕의 가시가 무뎌지기를 기다렸지 화장실을 청소하고, 개털을 쓸어 담고, 휴지통을 비우고, 낮과 밤의 정조기停

sbs150127.tistory.com


 
 202208050550금
 방미-목숨
 이 노래가 떠오르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나 보다.
 매미 소리...

-by, ⓒ 詩人 성봉수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찔끔 찔끔  (0) 2022.08.09
줄탁동기(啐啄同機)의 나팔을 불다.  (0) 2022.08.06
무지개의 소리를 읽다.  (0) 2022.08.04
상사화 핀 이유.  (0) 2022.08.02
틱.  (2) 2022.07.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