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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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생각하다.

by 바람 그리기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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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 계획도시라지만,
 독특하고 개성 있는 건물들.
 이공계열 직업군에서 유일하게 예술가 칭호가 붙는 건축사.
 경제적인 풍요가 뒷받침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이젠 정말로 그 칭호에 어울리도록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세상이 온 것 같다.



 잡부 하던 짬에 담배 먹느라 행길까지 나와 도심의 풍경을 휘이 둘러보며,
 내가 돌아선 길을 생각한다.
 가다가 멈춘 길을 생각한다.
 우물까지 갔다가 삼천포로 빠진 고집 센 젊은 당나귀의 한때를 생각한다.
 그냥 갔어도 될 길이었는데,
 한 길을 가기에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던 오래 적 그때를 생각한다.

 "부모는 자녀가 모셔야 하는 것"에 대한 여론조사 뉴스를 보고 잡부 나선 날.
 15년 전 처음 조사와 정확하게 역전된 "49%가 반대"라는 결과를 보며 나선 날.
 미국 원조품으로 운영하던 내 유년 탁아소와 비교하니 현장 어린이집 시설이 고대광실이다.
 어느 시절 어느 세대건, 제 자식 금이야 옥이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있었으랴만...
 소꿉장난감 같은 낮은 의자들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 "장난감 기차"
 얼추 60년 동안 내 안 어디에 잠자고 있었는지, 거미 똥구멍에 거미줄처럼 술술 나온다.
 그 언젠가 내 숨 떨어지는 순간,
 부모님을 제외하고 또 어떤 얼굴 어떤 기억이 잠들어 있다가, 이 노래처럼 번쩍이는 마지막 섬광으로 가는 길을 밝힐지 생각한다.

 "부모 부양의 의무가 자식에게 있다"는 질문에 '3.12%가 매우 동의한다'라는 뉴스를 보고 나섰던 잡부에서 돌아온 저녁.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이라는 아드님이 "직계 존속님 홀딱 벗어 보여달라"기에 묻는다.
 'MZ 세대님,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당신도 내게 그럴 껴?'
 "아니요!" 단호하고 명쾌하다.
 뉴스를 봤던 덕에 충격파가 덜하니 다행이다.
 인증 단추 꼭꼭 눌러주고 돌아서며 생각한다.
 어쨌건, 내가 개털인 걸 실증했으니,
 "'아부지, 집 장만하는디 돈 좀 보태줘유!'소리는 안 하것지"

 

 
 20230227월
 전영-어디쯤가고있을까mix장난감기차3부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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