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자, 방구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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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서울 여자, 방구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

by 바람 그리기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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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딛는 걸음걸음 터지는 방구
지친 걸음 추임새로 여기옵소서
 

 이거 원, 김소월도 아니고...
 집 나선 댓바람부터 돌아오는 어둠에까지 쉼 없이 종일 터진 방구.
 속이 더부룩한 것도 아니고 똥이 마려운 것도 아니고,
 냄새도 나지 않는 물방구가 누더기 사타구니 사이로 연신 부다다당 터졌다.
 나팔 소리 들리며 심판의 날이 온다더니,
 참으로 요지경이었던 하루.

 안경 바꿔 쓰는 것을 깜빡하고 모니터 안경 쓰고 나갔다가,
 불시로 속이 울렁거리고 토 나오라고 해서 뒤지는 줄 알았다.



 일 마치고 반주 곁들인 저녁밥 먹고,



 커피 입가심으로 마무리한 하루.
 커피숍 벽면에 마른 꽃.

▶F 2.4, 1/60s, ISO 200, NonF, 자동. ▶F 1.4, 1/50s, ISO 50, NonF, 수동.


 꽃 보다 꽃의 그림자가 더 아름답게 보였던 내가 비정상일까?

 마른 꽃을 보며 문득 떠오른,
 20대 초반 두 번째인가 군대 휴가 나오는 길에 개포동 다방에 앉아, 벽면에 걸린 마른 꽃에 다방 마담의 사연을 상상하며 썼던 시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내가 제목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지,
 분명 어딘가에 발표했던 시인데 세 권 시집 어디에 실렸는지 아닌지도 도통 모르겠다.
 '발표 시 목록, 더 잊히기 전에 기록해 둬야 할 텐데...' 생각하다가,
 '해서 뭐햐? 국 끼려 먹게?'라는 생각.

...

그대, 서울 여자
 

 어제 문득 든 생각.
 '성향'
 그래, 사는 방법도. 환경도. 다른 곳에 있다고...

 

 
 202303160343목
 김수희-서울 여자 LP ver, 2023
 밥통에 삭은 밥을 어쩌나? 죽을 쒀야 하나? 아! 그래서 그랬나?
 삼월도 벌써 반 토막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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