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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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소설을 쓰다.

by 바람 그리기 2020.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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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한 폰 커버가 도착했다
 수납공간이 모두 찢어져 박스 테이프와 스카치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 사용하던 중이었는데,
 잠금 부속(?)까지 찢어져 더는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온라인 판매처를 기웃거리다가,
 끝내는 쓰던 것과 같은 것을 다시 주문했다.


 

 좋은 것을 고르려면 끝이 있으랴만,
 이만 원대 후반의 천연 소가죽 제품을 고를 때의 생각은 그랬다.
 '가죽이니 낡아 찢어지는 일은 없겠고, 손때가 묻고 잔 흠이 새겨지면 빈티지한 멋이 있겠지'
 적어도 다른 폰으로 바꾸기 전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현실은 빈티지는 고사하고 때만
 꼬질꼬질 타고 다 찢어져 버렸으니 원.



 폰을 여닫을 때마다, 찢어진 커버에 붙인 테이프가 끈끈하게 손에 달라붙는데,
 '참, 어이없는 도둑놈이지. 폰 커버 하나 사서 무덤까지 가져갈 생각이었나….'라며 혀를 찼다.



 '적어도 내가 싫증 나거나 폰을 바꿀 때까지 쓰려고 했던 것. 그것도, 멋지게 낡아 빈티지의 멋을 느끼려 했던 것.'을 곰곰 생각하니,
 이 모든 게 한마디로 소설을 쓴 것 같다.
 이룰 수 없거나 이루어지지 않을 허황한 생각이나 계획을 두고 <소설 쓴다>라고 비아냥거리는데,
 내가 폰 커버를 가지고 황당한 소설을 쓴 꼴이다.


 처음 커버를 언제 샀는지 쫓아보니,
 셋째 졸업하던 때에 그 기록의 흔적이 보인다.
 벌써 3년 전의 일이니 쓸 만큼 쓰긴 했다.
 시간 참, 유수처럼 흘렀다.


 어쩌나,
 커버 때문에라도 중고로 산 이 폰을 적어도 3년은 더 써야하는겨?



 

 202003212907토

 시간이언제이렇게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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