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여기는 바람종 낭랑한 좋은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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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그래도 여기는 바람종 낭랑한 좋은 봄날.

by 바람 그리기 2022.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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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이야 지천에 널렸다 해도 허튼 말이 아닌 튤립.
 처음 심어 보니 그 변화가 참 신비롭습니다.
 대궁에서 봉긋 솟은 것이 꽃받침이려니 생각했는데요, 꽃받침 없이 그 자체가 꽃인 모양입니다.
 습자지에 물감 배듯 하루하루 빛이 앉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속에서 배어 나오는 것인지, 겉에서 물들어 가는 건지...
 시 한 편은 너끈하게 나올 법한데, 그것도 힘에 부쳐 그냥 마주 보는 것으로 멈춰 섰습니다.
 다른 송이에는 노란 물이 들고 있는 거 같고요.

 

 왼쪽에 삼월이 궁딩이 보이시나요?
 "개봉수가 아침부터 뭐하는 겨?"
 쪼르르  쫓아왔다가 별일 없으니 마당 쪽으로 되돌아가는 중입니다.


 선배님 전화받고 나가 점심 함께하고 인근 저수지 벚꽃 나무 가로를 휘잉 돌고 왔습니다.
 호반을 따라 길게 놓인 산책용 데크 길을 잠시 걷고,
 꽁지머리를 묶은 버스커의 노래를 멀찌감치에서 들으며 손뼉도 쳐주고,
 아스께끼도 하나씩 먹고(이건 제가 삼)...

 이곳의 벚꽃은 지역의 다른 곳보다 평균 일주일 정도 개화가 늦었는데, 이번엔 비슷하게 피었던지 거의 지고 없더군요.
 제법 많이 오셨던 비 탓도 있겠고요.
 해마다 같은 생각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후다닥 피었다 순식간에 휘리릭 사라지는지...

 순간순간,
 떠오르는 이 얼굴 저 얼굴...


 모처럼 만난 선배와 요양병원 근처를 지나면서는 자연스럽게 지인들의 부고를 서로 건넵니다.

「일생의 희로애락이 봄볕의 벚꽃 피고 지는 것과 다를 것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바람종 낭랑한 좋은 봄날입니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벚꽃/ 성봉수

 벚꽃/ 성봉수  아직은 지지 마라  지난 햇살 안고 꽃이 되었으나  네 질 곳까지 그 하늘을 안으랴  통째로 뽑아 내 가슴에 옮겨 놓거든  뿌리든, 날리든  내 안에서만 너는 져라  진 후에야

sbs150127.tistory.com

 

 

 
 김옥심-청춘가 mix 무각제 바람종
 20220416181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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