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인지, 오늘 낮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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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어젯밤인지, 오늘 낮인지,

by 바람 그리기 2017.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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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여? 내일여?

12시로 향하고 있는 시침.

커튼이 쳐진 거실 안에 티브이는 혼자 떠들고 전등도 그대로 켜있는데, 늘어지게 잠을 자고 났으니 분간이 서질 않는다.

오늘 점심여?

어제 밤여?

밖을 나가보니 껌껌하다.

오늘 밤이네….

 

저녁으로 소주 하나 맥주 세 병을 까고 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다.

달곰하니, 식모 커피가 먹고 싶은데 맥스웰은 없고 김태희가 선전하는 그…. 머얼건 믹스 밖엔 없다. 초이스 알갱이와 설탕을 한 숟가락씩 넣어 들고 시작한 멀뚱거림.

티브이에선 밤새 서양 강시가 사람 뜯어먹느라 바쁘다. 바쁘건 말건, 내 의식은 그 강시의 눈동자보다 더 흐리멍덩하게 풀어져 애꿎은 담배만 조졌다.

 

누가 부엌을 들어왔다 나간다. 그 인기척에 말라붙은 커피 위에 메밀차 티백을 넣고 옮겨 잡았는데, 맛이 참 꼬신다. 고소한 맛에 취해, 아예 혈압약을 먹으려 했던 생각을 까먹었다. 아무래도 재탕을 하얄까보다.

두 번째 대문 소리.

셋째는 이소란 지 이고동인지 공연 본다고 어제 서울로 갔으니, 이제 나 혼자 지키고 있는 집.

집 떠나는 일도 맘대로 되질 않네.

 

라면에 김치까지, 오늘 먹을 양식은 챙겨져 있으니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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