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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야 새끼가 없어진 걸 안 모양입니다.
부엌에서 그릇 달그락 소리만 들리면 집 밖으로 뛰어나와 낑낑거리던 먹신 삼월이가,
부엌 문을 밀치는 소리가 나도 집 안에 틀어박혀 퀭한 눈을 하고 시름에 잠겼습니다.
삼월이 언니는 어제 퇴근길에 개전에 들러 우리 안에 갇힌 두 놈을 쓸어 주며 서운한 맘을 달래고 왔다 합니다.
점심 먹은 그릇을 부셔, 비린내가 나는 따스운 물에 사료를 한 줌 넣어 돌쇠와 삼월이에게 주었습니다.
맛나게 먹고 난 삼월이가, 화단 한쪽으로 코를 박고 킁킁거리더니 엷은 신음을 몇 마디 흘리고 이내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마도 새끼의 남겨진 냄새라도 맡은 모양이겠죠.
삼라만상 모두가 겪게 되는 만고불변의 진리, 이별.
오늘에 닿은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볕이 좋은 마당에 앉아
세미노 로시의 Solo Hay Una Para Mi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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