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짜면 좋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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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워짜면 좋은고?

by 바람 그리기 202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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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타?

한 시 반에 깨서 분명히 담배 먹었는데?

언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있지?

 

어쩐지...

오늘따라 수면 내의로 갈아입고 누웠더라니.

깨고도 서재로 안 가고 계속 누워서 여태 밍기적거렸더라니.

밍기적 거리는 것도, 머리를 위아래로 바꿔가며 그랬더라니….

 

목이 말라 부엌으로 나서는데, 몸이 한 쪽으로 '휘청' 한다.

풍 맞은 줄 알았다.

방으로 들어서는데 담배 냄새가 진동한다.

월랏!

워째쓰까나...

 

비둘기 울음 소리,

오랜만에 들린다.

 

 

콜라텍생라이브-단골손님x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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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싸전 사거리 노 씨네 쌀집.
 평생을 장사하다가 길 건너 중앙소금집에 판 누옥,
 "새마을 전집"

 

 

 나 혼자 슬그머니 앉아 탁주 잔이나 쇠주잔을 잡곤 했는데

.작년 어느 날 갑자기 고교 얄개 이승현 씨가 나타나 앞치마를 둘렀다.
 그냥 그러려니...

 간간 담배나 나눠 먹으며 소소한 세상 얘기나 건네는 정도의 단골손님과 주인이었는데. (어릴 때 이뻣던 사람이 나이 들면 별로라는 말이 그나 나나 공통분모인지라, '이곳에 나타난 사연'에 대해 시시콜콜 이러니저러니 물어보지 않았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그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걸 보면서,
 "우띠! 조용히 혼자 술 먹기는 다 글렀네!" 했더니 만...

 

 

 네 개 테이블의 손님이라야, 일용 노동을 하는 외국인들이나 동네 고주망태들(그들 중 3할은 나같이 옥수수가 하나씩은 빠졌다)뿐.
 내가 술 먹는 옆에서 다툼이 있거나, 술이 떡이 되어 졸고 앉았거나, 잘 먹다가 갑자기 술병을 집어던져 깨뜨리고 씩씩거리거나, 누구를 불러오라며 바닥을 뒹굴거나...
 그럴 때마다 설oo 여사께서 경찰을 부르니 마니, 어서 가라니 마니... 그것이 일상이었는데. 방송이 나가고 난 후, 넥타이를 맨 사람. 젊은이들. 부부들... 이 나타나 어떤 이는 함께 사진을 찍고 어떤 이는 (개인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운 주인공을 찾아 두리번 거리기도 하며 테이블을 차고앉아 자리가 빌 날이 없다.
 아,
 내 예상이 맞아떨어졌으니 방앗간을 통째로 뺏긴 꼴이다.
 적당한 곳을 다시 찾아야 할 텐데…. 쩝.

 

 술밥을 먹고 돌아와 작정하고 잠에 들었다가 눈을 뜨니 8시.
 (아, 모처럼 아침까지 푹 잤네)
 그러고 나도 모르게 다시 잠이 들었다가 깨니 한 시 반이다.
 (이 시간이 되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기척 없음.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구먼. 슬슬 일어나서 아점이나 한 끼 때워야것다….)
 그러고 일어서려다 말고 폰의 시계를 다시 확인하니 오전 한 시 반이다.
 '어? 뭐여? 그럼 아까 여덟 시는 뭐지? 그때부터 이 시간을 꼬박 잤을 리는 만무고, 내가 꿈을 꿨나?'

 방 안에 형광등과 텔레비전을 켜 놓고 잠이 들어 시간을 착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새벽 한 시 반에 깨서 지금까지 17시간째 이러고 있다. 날은 훤히 밝고, 지금 내가 꿈속에 있는 건지 깨어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하긴, 사는 거 자체가 나비의 꿈이긴하지만서두...


 지금 자면, 진짜 종일을 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안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귀에서는 매미가 울고 발바닥이 화끈거린다.

 일단, 옥상 올라가 장독 뚜껑 열어 놓고 내려와, 컵라면이라도 하나 먹고 자든지 어쩌든지….

 

 20200425303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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