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정갈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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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잔잔하고 정갈한 밤.

by 바람 그리기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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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 창밖 플라스틱 차양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너무 좋은 밤입니다.
 음악을 틀어 놓고 술상을 봐 앉았습니다.

 

 

 번쩍 눈을 뜹니다.
 새로 세시 십분.
 열어 놓은 현관문. 댓돌에 웅크려 자고 있는 삼월이. 무지개가 뜬 텔레비전, 발치로 밀어 놓은 술상. 여전한 빗소리...

 

 눈을 뜨며 맞은 그대로의 어수선, 내 평상.
 그 평상 위로 쏟아지는 빗소리에 잔잔하게 정갈해지는 마음.
 그 평화를 잡고 빗소리를 바라보는 짧은 순간에도 모기 아줌마는 본능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더듬적거려 벗어 놓은 안경을 찾아 쓰고 현관을 나섭니다. 우산을 쓰고 물 넘는 곳은 없는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삼월이가 총총 걸어 바깥채 제집으로 쏙 들어갑니다.



 근래에 기억 없는 많은 비.
 부엌문을 닫고, 현관문을 닫고, 선풍기를 서재로 들이며 생각합니다.
 '비는 언제나 나를 떠내려 보내기만 하는구나...'
 '바다에 닿지 못한 그 많은 날의 나는 어디서 누구의 무엇이 되었을까...

 

★~詩와 音樂~★ 비 오는 밤에 / 성봉수

비 오는 밤에 / 성봉수   아무리 빨아대도 중독의 포만을 외면하였다   구멍 난 식감에 퍼부은 어떤 것도   지린 오줌물처럼 흘러내렸다   자, 이제 생각해보자   애쓰지 않아도 잡히지 않

sbs150127.tistory.com

 비 오는 밤.
 병원 앞 버스 승강장에 앉아 빗줄기를 헤아리던, "꽃과 잎과 바람과 울음과 어쩌면 열매".
 그리고 거짓말처럼 마주한 그 가을 끝의 트렌치코트...

 

 

 
 202206300423목

 김영태-내가 부를 너의 이름
 벌써 한해의 반이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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