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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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밥값.

by 바람 그리기 202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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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샘에서 물 뿌리고 있는 사이,
 언니는
쌀자루 만한 궁딩이 뒤뚱거리며 마주 서 뜨거운 물 뿌리고,
 동생은 헐레벌떡 쫓아가서 물고.
 그거 하나 잡으며 어찌 흥분했는지 한 시간은 혀를 빼고 가슴을 벌렁거리네.
 지천명(知天命)이 넘어서니 밥값은 하네.

 밤만 되면 왜 이쪽 현관 댓돌에 와서 좌정하는지,
 사람 손 타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데...
 모기는 들어오는데 야멸차게 문 닫기도 그렇고 참 입장 곤란하네.


 알면서도 그대로 두었던 냉장고 한 구석에 검은 비닐봉지.
 지난 초파일 봉축 법회 마치고 받아왔으니 얼추 두 달이 돼가는 참외.

 

 군데군데 색색의 곰팡이가 앉았는데 속을 가르니 잘 숙성됐다.
 당분이 잘 숙성되었으니 꿀이나 마찬가지지?
 "꿀은 유통기한이 없다"는 최 선생님 말씀을 믿고 먹었다.
 아직까지 안 죽고 있다.



 어머님 눈깔사탕 그릇.
 내가 재떨이로 쓰고 있던.
 그러다 떨어트려 뚜껑이 조각난 것을 버리기 섭섭해 접착제로 붙여 쓰던 것.
 그제 또 떨어져 이번엔 몸통 바닥에 구멍이 났다.
 이젠 도리없이 버리고 두리번거리다 대신한 내 까까 통.

 

 언젠가 열어 놓은 뚜껑 밟아 발바닥 찢어지리라는 이 불편한 예감...

 

 

 

 
 202207040428월
 유해준-나에게그대만이
 아침형 인간도 좋은데,
 시간이 점점 앞당겨지니 문제다.

 

★~詩와 音樂~★[ 시집『검은 해』] 시든 파 / 성봉수

 시든 파 / 성봉수  조금이라도 실한 것을 고르느라  재켜보고 뒤집어도 보고  들었다 놓기를 몇 번  그렇게 사다 놓고 며칠  부엌 구석에 쑤셔박혀  꾸들꾸들 말라간다  감춰 둔 날개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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