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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끗한 허리.
왼쪽 엉치가 묵직하게 자꾸 뒤로 빠진다.
파스 붙인 지 근 일 주일이 지났어도 리셋이 안 된다.
겸사겸사,
코로나 난리 후 처음으로 찾은 대중탕.
73kg이 조금 못 된다.
표준 체중으로 따진다면야 과체중이라지만 -5~-8kg 정도를 유지했던 평상을 생각하니 많이 줄었다.
밝은 조명 아래서 마주한 거울.
완전히 무너진 얼굴에 깜짝 놀랐다.
'저이가 이이여?'
마치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한 연예인을 마주했을 때 중얼거리던,
'쯧쯧 베렸네...'
딱 그 상황이다.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겨울을 나며 완전히 무너졌다.
헐...
술이야 체력이 안 되니 점점 줄어 별거 아니었는데,
"줄 담배, 부족하고 불규칙한 잠과 식사"
용빼는 재주 있나.
늙으면 약발이 잘 받는 대신,
무너지는 것도 순간인가보다.
정규방송이 시작되기 전 TV에서 흘러나온 음악.
문득, 기억 안의 당신을 만났다.
친일 행적으로 지금은 예술사적 가치조차 평가 절하된 인물,
"현재명".
그의 작시 작곡 "희망의 나라로.
이 아침, '버석버석' 풀 먹인 솜이불 속 아버지 곁에 누웠던 기억을 다시 듣는다.
202102260620금대보름아침에
대우합창단/희망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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