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내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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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봄 비 내린 날.

by 바람 그리기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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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이 언니가 없으니 아드님 새벽밥을 내가 챙겨 드려야 하나...'

 셋째 짐 옮겨주고 돌아 온 저녁,
 생각을 안고 거실에서 잠 반 생시 반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내다 번뜩 정신을 차리니 아침 일곱 시 반.
 깜짝 놀라 건너 채로 건너가 확인하니 아드님 신발이 그냥 있다.

 "아드님, 일곱 시 반여!"
 이불 속에서 부스스 눈을 뜬 아드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답한다.
 "3.1절인데요..."
 그제야, 하루 자고 와서 출근하겠노라 던 삼월이 언니의 말이 이해되었다.
 참, 당황스럽다.

 것 참,

 이쯤이니 몸도 마음도 내 것이 아닌 듯 하다.




 방 메인 메뉴에 달아 놓았던 오픈 채팅창.
 새로 방을 꾸린 "끽연" 카테고리를 노출 시키며 지워버렸는데...
 다른 SNS 프로필에 열어 놓은 길로 누가 들어와 문을 두드린다.

 몇 마디 대화 후 보내 온, 詩라고 하기보다는 단락 지어 놓은 산문 같은 글.
 처음 써 본 시라며 피드백을 부탁한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는데, 애쓴 모습이 기특했지만 글이 어둡다.
 그 어둠이 당황스러워 다시 확인하니,

 

 "잔인함"이라는 대답이 더 당황스럽게 한다.

 소소한 몇 가지의 충고 끝에 건넨,
 '시(예술)는 결국 아름다움(美-眞理…善)을 추구하는 행위예요. 책 많이 읽고, 쓰고, 고치고 다듬고. 부정보다는 긍정적 사고를 키웠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조언을 건네며 대화의 끝을 맺었지만...
 과연 나는 진리를 향한 그 기본적인 행위에 얼마나 충실한지 되묻는다.

 


 어제 밤부터 종일 내린 비.
 종일 울린 바람 종.

 

빗속에 홀로 서다.

 종일 내리는 비.  마음 한켠에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알 수 없는 감정들.  조바심인듯도 싶고,  그리움인듯도 싶고,  분간할수 없는 이 쓸쓸함. 그리움에 고하다.  밤부터 종일 내리는 비.

sbs210115.tistory.com


 액막이 무령의 호통으로, 성수로,
 코로나 역병이 속히 씻겨 나기를...

 

 

 

 

 2021030121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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