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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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정지된 풍경.

by 바람 그리기 2017.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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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에,

초가을에 빨아 걷어 놓았던 블라우스 두 벌.

목이 있는 것으로 갈아 입혀드리고,

마지막으로 해 놓은 빨래.

…. 누비 조끼.

 

늘 지키던 자리를 지키고 누워있는 나.

달라진 것은,

닫힌 안방 문.

…. 을 넘어서지 않는 엄마의 두런거리는 기척.

 

정지된 시간.

 

 

…. 배꼽에서 개구리가 연신 울어도, 먹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는다. 배고프지도 않고.

그나마, 담배는 맛나네.

 

도로변을 지나는 내복장사 차량에서 들리는 스피커 소리….

그 소리에 삼월이가 짖는 소리….

고양이가 현관 밖 차양위를 뛰어가는 소리….

소음 같으나 소음 같지 않은,

내가 여기에 존재함을 인식시키는 것들.

 

마당에 나가 혼자 앉았기엔 스스로 너무 청승맞을 것 같고,

일어나서 식모 커피나 한잔할까?

할 일은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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