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調絃)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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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

조현(調絃)의 밤.

by 바람 그리기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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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개를 옮겨 머리를 예전처럼 남쪽으로 돌려 누웠다.
 무엇이 내게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화두를 잡게 했는지 모를 일인데, 그 정상으로의 회기가 안 맞는 신을 신은 것처럼 너무너무 불편하다. 온몸이 굼실거리는 불편함으로 반은 잠들고 반은 깨어 뒤척이기를 반복하다가, 급기야 엉금엉금 기어 서재 의자에 앉았다. 한기 때문에 이따금 움찔거리기는 했어도, 두개골과 뇌막 사이를 기어 다니던 벌거지가 사라졌으니 맘과 몸에 이분화된 안락의 극단을 따질 일이 아니다.

 지난 겨우내, 잠자리가 불편해 머리를 북으로 두고 잔 것이 8할. 그러니 시간이나 숙면의 정도로 따지자면 평상을 바꾼 그것이 오히려 평상이었고, 그랬으니 그것이야 말로 "비정상의 정상화"였다고 여기는 게 합당한 일일 텐데. 나는 왜 그 안에서조차 변화에 대한 인정에 인색하며 원초의 불편을 존재할 수 없는 허수로 부정하고 있었을까? 존재할 수 없는 허수로의 회기가 "불편함"이란 현실로 맞닥뜨렸을 때, 다시 머리를 돌려 눕지 못하고 서재로 기어 나오며 타협으로부터 단호한 거절을 택했을까?

 시간의 입구에 빛은 아득하고 출구의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는 내 존재의 굴.
 비록 누구의 기억이나 무엇의 의미조차 되지 못하는 별스럽지 않은 시간의 허물이 되어, 지금은 저편 멀어진 어둠 속에 먼지처럼 뒹굴고 있을 내 족적.
 내가 내게 타협한다는 것은,
 그 걸음에 대한 자기 배반을 부정하려는 단호함이다.
 아, 가늠 없고 기괴한 사고의 산술(刪述).
 나의 이런 형국은 기아(飢餓)의 끝에 닿은 피골상접(皮骨相接)한 괴물의 기이한 대두(大頭)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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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매운탕 끓여 먹은 저녁상 발치로 밀어 놓고 두어 시간 비몽사몽 왔다리 갔다리했더니 여태 눈알이 반짝거린다.
 
 컴을 열고 마주한 음악 한 소절에 와르르 무너졌다.
 가슴이 찢어지게 슬프고 서럽다.
 이 찢어질 듯 서럽고 슬픈 음악을 잡고,
 오래전 막연한 예감의 두려움으로 차마 첫 줄을 꺼내 들지 못하고 닫아 놓은 시상을 마주했다.

 딱, 거기까지.
 점 하나도 세상 밖에 불러내지 못했다. 아니, 막아서는 내가 꺼내려는 나를 이겼다.
 겨울은 가고 봄이 온다.
 마당엔 다시 작약이 흐드러지고 없던 향기가 울 안에 가득하겠지만,
 다시는 꽃 그늘의 찬란한 절망은 맛보지 못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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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가 된 音樂 ~☆ 사찌꼬 Sachiko(さちこ) /Osamu Tanka & Nyc Nyusa

Sachiko さちこ 어두운 술집의 구석에서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구나 사찌꼬 사찌꼬 너의 검은머리 나는 지금도 너의 이름을 부른다 부른다 차거운 바람속에서 오늘도 혼자서 나까가와 강을 걷고

sbs150127.tistory.com


 

 202403172839일
 OsamuTanka-NycNyusa-Sachiko
 음악이 가슴이 찢어지게 슬프고 서러울 일인가?
 앞뒤 없이 중얼거리는 글도 그렇고, "조현" 증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
 나만 모르고 있는...
 시래기, 굴비 손질.

 잡부 나가려면 자긴 자야겠는데 눈은 반짝 거리고...
 그렇다고 이 시간에 썩은 물 한 모금 넘기기는 부담스럽고...
 토/DHC 모임. 적 나팔꽃씨 파종.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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