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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가 퇴근하며 하사한 파이.
종이 상자를 막 여는 찰나 다급하게 건너오며 소리 지르는 삼월이 언니.
"동작 그만! 동작 그만! 소고기 먹으러 갈껴, 동작 그만!"
첫 급여 턱을 내겠다고 돈 찾으러 은행 갔다는 셋째.
('신입 초봉이 얼마나 된다고 소고기여...')
옷을 갈아 입고 건너채로 가 돈주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식탁. 그 아래 덩달아 들어온 삼월이가 셋째가 사 온 턱받이인지 뭐시기인지를 두르고 눈알을 팽팽 굴리고 앉았다.
('지지배, 첫 봉급을 탔으면 부모님 빨간 내복을 사 와야쥐! 개새끼 턱받이가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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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생간과 양도 기름장에 찍어 맛있게 먹고, 된장 찌개에 불린 밥으로 일정을 마감하려 몸을 앞으로 당기는데, 예상 못한 금일봉을 하사한다.
신입 봉급이 얼마나 되련만, 일생에 한 번인 그 첫번째이니 기쁘고 대견함으로 먹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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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집 애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 같이 잘 되는가?"
'어떤 집 자식인들 제 몫을 살지 않는 아이가 어딨어!' 라고 친구들의 덕담을 과분하게 여기면서도...
"애들 아프지 않고 똑바르게 잘 크고, 니들 부부도 젊어 한참 좋은 나이에 어찌 그리 큰소리가 떠나지 않냐!"라던 어머님 생각.
곁에 계셨다면,
"사는 게 얼마나 재밌냐!" 하셨을...
202403160553토
투에이스-비둘기집
삼월이도 고양이 탈 쓰고 밥값 허고... 이제, 이 집안에 잉여인간은 나뿐이로세. 쩝...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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