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용아, 조오껍띠기 술이나 묵으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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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

삼용아, 조오껍띠기 술이나 묵으랏!

by 바람 그리기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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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에서 돌아와 어영부영하다 보니 밥때가 지났다. 밥때라야, 배가 고프지 않으면 건너뛰는 것이 일상이지만 먹고 있는 위장약이 있으니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이어도, 밀린 약이 한 주먹이나 되면서도 말이다.
 '뭐랑 먹나?'
 '달걀찜을 먹을까? 말이를 해 먹을까?'
 어느 것이 덜 귀찮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삼월이 언니께서 제주 다녀온 아드님 기념품을 건네주고 가신다.

 '제주에 꿀단지라도 숨겨 놨나? 툭, 하면 제주 나들이일세...'
 잘 되었다.
 그냥 술밥 먹고 말면 되겠다.
 서류 살펴볼 것이 있으니 찜찜하긴 했지만, 살펴볼 맘이 딱히 동하지 않으니 내 목구멍이 우선인 게다.

 <조 껍데기 막걸리> <톡 쏘는 제주 감귤 막걸리> <우도 땅콩 막걸리>
 꺼내 놓고 보니 그럴싸하다.

 미역국을 뎁히고, 달걀 두 개 풀어 찜하고, 안면도 파래 부침개인지 뭔지도 레인지에 돌려 잔을 채운다.
 구미가 당기는 감귤 막걸리 부터 선택했는데, 때깔은 맘에 들었고 맛은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적당하다.

청주 곱부로는 감귤 막걸리 한 병이면 취기 돌 것 같아, 큰 잔으로 고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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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 병을 비웠을 때, 삼월이 언니께서 딸기를 들고 건너오셨다.
 건너오셔서 우도 땅콩 막걸리를 청주 곱부로 한잔 시음하시고 "맛나다" 하시며 건너가셨다.
 ('과일값, 야채값이 난리라던 디 우리집은 살만 한가비여...')

 공주 밤 막걸리와 비스므리한 맛인데, 향취는 그보다 조금 싱겁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깔끔한 것이겠고...

 그렇게 막걸리 두 병을 잡고(한 병은 아끼는 맘으로 일단 남겨두고), 비스듬히 기대앉아 딸기 오도독오도독 씹어먹으며 유튜브 알고리즘이 끄는 트럭에 올라 하염없이 전국을 유랑하다 보니 사르르 졸리다. 이 달콤한 졸음을 놓치고 싶지 않다.
 '예라, 서류고 뭐고 모르것다'
 우선 안경을 이쪽으로 벗어 놓고, 술밥상은 발로 밀어 저쪽으로 밀어 놓고, 미끄러져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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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 반.
 김수미 아줌마 기상 알람에 삐그덕거리는 몸을 일으켜 잊기 전에 식전 약 먹고 모닝 담배 물고 서류를 살핀다.
 '흠... 아무래도 이건 출력해 가야 것는 디!'
 일단 씻고 건너와 커피 타들고 컴 앞에 앉았다.
 한글을 열고 문서를 만들어 usb로 옮기는데, 어디서 문제이건 간에 인식 불가다.
 여기로 꼽고 저기로 꼽고, 뒤에 꼽고, 외장 스테이션 연결해 꼽고, 컴을 몇 번이나 재부팅하고...
 염병, 시간만 한 시간 넘게 허비했다.
 멀쩡한 사람 개발에 땀내며 삼용이 만들어 놓고,
 지금도 혼자 여태 저 꼴이다.

 저장해 놓은 자료가 많은데 혹, 날아갔을까 걱정이다.

 

 
 202403233127토
 Tetris1984-Main_Theme
 장날인가? 상추 묘종 사러 나가야것네.
 워메, 졸립닷.
 시협 월례. 백수, 문협 정총.

 -by,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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