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놈 인물정보에 등재된 사진,
40대의 나.

지금의 내가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젊기는 했다.
그제, 떨어진 스킨 주문하며 함께 시킨 크림(?)

마데카솔의 효과는 신뢰하고 있던 터였는데, 60년 묵은 산삼 <양 가>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말도 있던 터에 1+1 판매 상품이 눈에 띄어 함께 주문했다.
마데카솔:병풍잎 추출물 제재의 약인데, 분말 제재는 욕창 환자 치료의 비기로 간병인들끼리만 쉬쉬하며 공유하던 정보다. 둘째 간병하던 그때 그 아줌니들은 이 분말 제재 마데카솔을 "문둥이 약"이라고 불렀는데, 하반신 깁스를 한 일곱 살 어린 딸의 엉치 부근에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것을 보고 근심하는 내게만 특별하게 건네주었던 귀엣말.
도착한 연고와 젊은 날의 내 모습을 번갈아 보며 읊조린다.
"쩝, 죽은 아들 불알 만지고 있네..."
떨어진 식모커피 사러 밤늦게 나선 집.
아홉 시 언저리이니 어차피 저녁밥은 한술 떠야겠기에, 나간 김에 좋은 술 한 병과 이것저것을 함께 잡아 왔다.
우선 식모커피를 타 티브이를 바라보며 뭉그적거리다가 오밤중이 다 되어, 반 모짜리 두부로는 두부짐치를 만들고 우동면으로는 어묵탕을 끓여 구신처럼 앉았다.

대주님이 제주 여행에서 사다 줬던 고소리술에 물을 탄 맛?
고소리 술보다 알코올 도수가 딱 반(40:25)이니 깔끔하기는 해도 깊은 맛은 확실히 덜하다.
즉은, 입에 달라붙지 않고 겉도는 느낌?
어쨌건 이슬이 열 병값이니, 정초에 내게 주는 선물로는 모자람이 없다.
루틴대로, 상을 발치로 밀고 모로 누워 폰과 합치되어 잠들었다.
뜬금없이 연결된 알고리즘.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싸움 구경이기는 하지만, 인물들의 악다구니를 보는 내내 "사는 게 뭔지..."라는 웃픈 마음.
(큰일 났다. 아무래도 유튜브 중독이다)
바람종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좋은 술을 먹어서인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을 하며 잠든 탓인지 근래 보기 힘들 게 몸이 가붓하다.
고연히 마당을 한 바퀴 휘이 돌고(빨랫줄에서 떨어진 빤쓰 두 개를 주워 바깥채에 들여놓고) 들어와 첫 커피를 탔다.
"입춘이네..."
202502030703월入春
Cliff Richard-The Young Ones(내가 처음으로 부른 팝송)
바람종 소리도 음악도 좋은 날.
-by, ⓒ 入春의 霧刻齊에서 철없이 행복한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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