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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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풍경 달리다.

by 바람 그리기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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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에서 코까지 옮겨 간 비루스.
 훌쩍거리며 재채기에 뒷목 땡긴 날.
 대간한 몸에, 품 판 돈으로 담배부터 바꿔오는 평상을 포기하고 곧장 집으로.
 작업복 벗어 먼지 털어 챙겨놓고 씻고 건너와 수면 내의 챙겨 입고 난방 텐트 안으로.
 작정하고 누웠어도 두 시간 남짓 뒤척이다 도로 나와 잠시 멍하니 앉았다 선택한 "신라면 레드"
 정상의 몸이었다면, 속도 입도 맵고 대갈빡에 땀도 맺힐 일이었는데 바람 든 무 씹고 있는 것처럼 어느쪽으로도 반응이 없다.
 어디 기혈이 단디 막히긴 막힌 모양이다.
 쌍화탕 한 병 데워 먹고 두터운 잠바 겹쳐 입고 자리에 두어 시간 누워야겠다.
 부디,
 이마에 식은땀 송골송골 맺히도록 기가 돌아 시원하게 기지개 켜는 아침을 맞길.
 불편한 몸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는 나약한 맘이 측은하다.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바닷속으로 / 성봉수

바닷속으로 / 성봉수 용서받을 수 없이 가벼운 오늘은 세월이 던진 장엄한 중력의 심판으로 예에 닿노라. 나는 바람이 되지 못하고 구름도 되지 못하고 이 무광無光의 처음에 닿았노라. 아, 묵언

sbs15012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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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 텐트에서 나와 멍하니 앉았을 때, 무각굴(霧刻窟) 어두운 정지(停止) 안에, 어디 아득한 골짜기에서 들려온 풍탁(風鐸) 소리.
 "잘 살아 있냐"는 소리다.
 "잘살고 있다"는 소리다.
 그 모든 침묵을 아우르는 바람 같은 소리다.
 정호승 시인의 풍경이 순진한 내 가슴에 이렇게 달리는 소리다.


 이국땅 운무 가득한 산정.
 포대화상의 머리 위에 일렁이던 바람종 소리를 기억한다.
 온라인숍에서 몇 번 망설이다 포기한 기십만 원의 그 바람종.
 운무 가득한 산정에서 돈값을 확인한 그 바람종,
 돌아오는 봄에는 이 굴에 들여야겠다.

 
 202401250416목
 송창식-밤눈(1974)mix_Echo+눈길걷는소리
 코로나상비약으로 챙겨뒀던 약, 계제에 잘 써먹는다.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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