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보아가며 천천히 접종하려 했던 코로나 예방접종 부스터 샷.
이스라엘에서는 오미클론의 확산에 맞춰 부스터 샷에 더해 4차 접종을 위한 표본 실험에 들어간다는 보도.-오늘 자 해당 소식에는 효과와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는 하다만...
그러니 어영부영 날을 미룰 것이 아니라 월요일로 접종 예약.
그런데 오야께서 잡부 일정을 잡아놨단다.
'어떡하지요? 그날 코로나 접종하는데...'
24일.
한 시간 자고 나간 잡부.
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오야께서 말씀하신다.
"월요일에 하기로 한 시공 내일 하자고. 노가다는 크리스마스에도 다 일 하니께!"
일요일은 몰라도 크리스마스에 노가다가 얼마나 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실제, 소음 민원 때문에 요즘은 그냥 휴일에도 웬만하면 공사를 하지 않고), 현장이 3층이라는 말에 '아이고, 뺑이치는 현장 피해서 접종 예약 잘 잡았네'했더라니... 나 아닌 다른 잡부 써서 공사 하려니 했더라니...
웬걸, 일정을 당겨서 공사하자신다.
"노가다는 휴일에도 일을 하니께…."란 말만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읊으면서.
허리 아파 빌빌 거리는 사정 뻔히 아는데, 오야 혼자서 3층 오르내리며 일하기는 힘든 일이고(라고 말하면, 볼 것 없이 "예전엔 혼자 다 했다" 하겠지만) 가뭄에 콩 나듯 있는 잡부 일을 내 형편대로 골라 뽑기 할 형편도 아니고...
거 참...
30분 자고 별 보고 나간 잡부.
전날도 1시간 자고 나갔더니 그 여파가 쌓여 컨디션이 별로인데, 오야는 펄펄 난다.
(염병, 크리스마스라고 저녁에 애인 만날 생각으로 신이 나셨구먼….)
현장 맞은편의 교회.
성탄일에 맞춘 성가가 들려온다.
하필이면 날씨까지 최고의 한파이니 텅 빈 거리에 얹힌 을씨년스런 맘이 더했다.
집에 있어 봐야 TV 앞에서 뒹굴뒹굴하는 게 전부였겠지만….
곧 있을 할머님 제물 흥정하러 들린 마트.
제물에 더해 단백질 보충용으로 누천년 만에 달걀 한 판을 사고 유자차도 한 병을 들고 왔다.
볼 것 없이 설탕물이겠지만,
건강검진 내시경 결과를 본 이후로는 예닐곱 잔씩 먹는 커피가 꺼림칙하다.
썩혀 버리지 않으려면 올 겨우내 열심히 먹어야겠지만,
도둑 피하려다가 강도 만나는 양으로 당뇨병 걸리는 건 아닌지 모르것다.
202112262545일
Wham-Last_Christmas
음악 올리면서 생각하니,
삼월이 언니 음악다방 죽순이 시절에 박스 앞에 앉아 고개 꺼떡거리던 모습이 상상되네.
우짜구저짜구 해야, 좋은 시절 다 갔다.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덤의 핑계. (0) | 2021.12.30 |
---|---|
잠잘 수 있는 사람. (0) | 2021.12.28 |
회중시계를 팔다. (0) | 2021.12.25 |
이 밤에 그 밤을 생각하다 (0) | 2021.12.21 |
불빛에 안겨. (0) | 2021.1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