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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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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그리기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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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술 먹으며 '그래, 어느 날 문득 흔적 없이 지워지는 것이 좋지. 내 모든 관계로부터. 인연으로부터….' 20230115일
 

★~ 詩와 音樂 ~★[詩集 『바람 그리기』] 그런 날이 있어요 / 성봉수

그런 날이 있어요 / 성봉수 유난히 그런 날이 있어요 그래서 슬그머니 일상을 나서 홀로 술잔에 숨고 싶은 그런 날이 있어요 그런 유난스러운 밤이면 인적 끊긴 거리를 유령처럼 나서요 이런 유

sbs150127.tistory.com



 모니터를 갈고 난 후 마우스가 안 먹힌다.
 메모장에 잡문 하나 쓴 것 문서로 옮겨 놓고 탈고하려는데, 긁다가 끊기고 제멋대로 문장이 옮겨붙는다.
 '하... 이상타? 모니터가 터치패널도 아닌데...'
 설정을 열고 별짓을 해도 소용없다.
 중학교 졸업한 후로는 다섯 매짜리를 써 본 기억이 없으니, 짧게 쓰는 것도 고역인데 영 집중인 안 된다.
 아침에 어찌어찌 싱거운 글 하나 보내놓고.
 
 저녁에,
 아들 방 컴에 기본 설정된 것 확인하러 건너갔다가 혹시 하고 아이들에게 증상을 물어보니 셋째 왈,
 "아빠는 표현력이 부족한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어요. 말하며 침은 또 왜 그렇게 흘리는지..."
 '...(그래 이년아! 칠뜨기가 늙기까지 했으니 당연하지!)...'
 "마우스 고장 난 거 아녀요? 그거 오래 쓰셨죠?"

 만달의 배를 하고 바닥에 앉아 눈을 끔벅거리던 삼월이 언니께서, 어디 구석에 꼬불쳐 놨던 방금 캔 감자처럼 탑시기 천지인 무선 마우스를 건넨다.
 "엄마, 동글이가 있으야지!"
 "동글이? 그게 뭔데? 나도 사무실에서 무선 마우스 쓰는디?"



 주먹만 하니, 혹시 자체에 공유기 기능이 있으려나 군말 없이 받아 들고 건너와 노트북을 켜고 확인하니 도루묵이다. 검색하니, 비싼 건데 첫째가 쓰다 버린 건지 어쩐 건지...
 삼월이 언니께 고이 반납하고, 예전에 첫째가 줬던 무선 마우스를 서재 컴에 연결하니 이상 없이 작동한다.
 기계가 고장 났을 거라는 가정을 왜 반 푼어치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하필이면 모니터 교체와 맞물려 나타난 증상이니 판단에 혼돈이 올만도 했지만 조롱당한 기분이다.
 '하... 언제부터 내가 나를 못 믿었지?'

 28대 문협 선거.
 투표지에 기표하기 전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피는데, 각 분과회장 후보자 중, 나보다 등단 이력이 빠른 분이 딱 두 분뿐이다. 깜짝 놀랐다.
 '아무리 삼류지만, 내가 나를 필요 이상으로 홀대하고 있는 건가?'

 

 
 202301173137화Joe
 Dassin-Et si tu nexistais pas
 약 타다 놨고.
 우체국 가서 투표지 발송했고.
 오늘은 거시기할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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