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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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많이 울다.

by 바람 그리기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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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하러 가자 오후 다섯 시 반입니다"
 폰에서 알람이 울리고 삼십 분쯤 후에 받은 전화.
 그렇게 나가 한잔하고 왔습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일행과 똑같이 주문했을 덴데,
 '첫 끼를 떠나, 한 끼는 밥을 먹어야지'라는 생각에 된장 공깃밥을 시켰습니다.
 다름없이 소주 맥주를 말아 먹었고, 변함없이 에스프레소-그러고 보니, 왜 여긴 원샷이지?-로 마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다가,
 "1.5ℓ 오란 C를 파는 유일한 곳"
 매장에 들러 떨어진 삼월이 까까와 오란 C 두 병과 씨가 잎 함량이 36%인 비싼 담배-오래전부터, 일상의 감각이 밍밍해지면 목구멍에 '터억'걸리는 시가를 두어 모금 빨고는 했습니다. 예전엔 편의점이나 노상 가판에서 쿠바산 시가를 팔았는데요, 어디서도 구경 못 한 게 오랩니다. 서울 오르락거리는 재명이 동지에게 언뜻 물어보니 서울에는 편의점에서 판다며 "안 팔리니 갖춰놓지 않겠지!"라는 말을 들었지만, 제 판단에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고...-를 함께 사 왔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며 '쭈욱' 깊게 빨고 있고요.

 어제저녁에 씻어 물 잡아 전원 죽이지 않은 밥솥에 넣어 놓은 쌀이니, 오늘 지나면 아무래도 삭지 싶어 '취사'를 누르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잡문 정리해 보낼 곳이 있는데, 쿠쿠 아줌마 목소리 들리면 김 빼서 뒤집어 놓고 지금은 일단 누워야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공식 마지막 일정 "희생자 유가족 증언"
 "이미 견고하게 굳어진 약자의 벽"
 청산하지 못한 친일과, 제거된 백범과, 아직도 매판 제국주의 식민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과, 그로의 회기를 정의라고 당연시하는 반민족 세력들의 궤변과, 단 맛에 취한 민족부르주아지들의 침묵.
 "이긴 자가 승자고 승자가 진리가 되는 현실"
 희생자 유가족의 울분을 마주하는 짧은 순간에 떠오른 생각의 꼬리를 잡고,
 그 왜곡을 바로 잡는 제물로 내 전부를 바치지 못한 청춘을 잡고,
 많이 울었습니다.



 언제, 
 오란 C 같은 세상이 될까요?
 글렀죠?

 쿠쿠 아줌마 목소리가 들립니다.

 

 
 202301122349목
 2010년 19세 김지원 -오란 C 광고
 비가 오시나? 낙수 소리가 들리네?
 바람종은 잠잠한데...
 요 며칠, 불식간에 찿아오는 두통은 도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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