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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것이라고는 깨어있던 것.
깨어 있었을 뿐인데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지난밤엔 밤새 바람종이 울더니 오후 늦게 고양이처럼 눈이 나렸다.
오래된 마당에 솔찮히 쌓인 눈을 치우고,
집 앞 도로를 치우고,
성묘 다녀오며 집 앞 큰길가에 세워뒀던 차를 골목으로 옮겨 놓고,
담배 사들고 돌아와 설 선물 받은 것 정리해서 치우고,
산더미처럼 쌓인 해 넘긴 설거지를 하고,
찌든 내 나는 밥 한술 떠 저녁 먹고,
그리고 깨어 있었을 뿐인데...
마당이 훤한 것을 보니 눈이 또 쌓였나 보다.
설 연휴도 끝났고, 새해 첫 달도 다 지나갔다.
밤새 잠잠하던 바람종이 울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피곤하고,
줄이 끊긴 연은 실성한 사람 같이 제 멋대로 떠돌고 있다.
202301242918화
송창식-밤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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