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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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뿐이고.

by 바람 그리기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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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한 것이라고는 깨어있던 것.
 깨어 있었을 뿐인데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지난밤엔 밤새 바람종이 울더니 오후 늦게 고양이처럼 눈이 나렸다.
 오래된 마당에 솔찮히 쌓인 눈을 치우고,
 집 앞 도로를 치우고,
 성묘 다녀오며 집 앞 큰길가에 세워뒀던 차를 골목으로 옮겨 놓고,



 담배 사들고 돌아와 설 선물 받은 것 정리해서 치우고,
 산더미처럼 쌓인 해 넘긴 설거지를 하고,
 찌든 내 나는 밥 한술 떠 저녁 먹고,
 그리고 깨어 있었을 뿐인데...

 마당이 훤한 것을 보니 눈이 또 쌓였나 보다.
 설 연휴도 끝났고, 새해 첫 달도 다 지나갔다.

 밤새 잠잠하던 바람종이 울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피곤하고,
 줄이 끊긴 연은 실성한 사람 같이 제 멋대로 떠돌고 있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고독(苦獨)·11 / 성봉수

고독(苦獨)·11 / 성봉수 허기(虛氣)의 포식(飽食)입니다 그 샘의 물을 길어 그 밭의 알곡으로 밥을 짓고 그 산의 푸성귀를 무쳐 그 바다의 생선을 낚아 굽고 그 하늘을 담아 국을 끓이는 아귀도(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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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42918화
 송창식-밤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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