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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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

감사한 비.

by 바람 그리기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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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에서 돌아온 셋째,
 선캡이라며 삼월이에게 씌워 놓는다.

 '이 ㄴ아! 어여 가서 김매!'라고 소리쳤지만, 쪼르르 옥상 올라와 오줌 한번 찍 갈기고 내려가셨다.
 
 아드님께 선물 받은 갤럭시s24 울트라.
 그림자 제거와 아웃포커싱까지,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후보정이 필요 없도록 사진이 잘 찍힌다. 하기야, 이것도 할 줄 아는 사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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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에 심은 푸성귀 올 첫 수확.

 적·청 상추와 쑥갓과 당귀잎과 바깥채에서 훔쳐 온 매운 고추 세 개.
 부드럽기가 양귀비 꽃잎 같은 적상추.
 아삭하기가 샐러리 같은 청상추.
 오묘하게 쌉쌀한 향기의 당귀잎과 쑥갓.

 만들어 둔 쌈장과 강된장과 고추장 중에 무엇을 곁들일까? 고민하다가 쌈장에 냉수 한 사발 퍼 놓고 보약 같은 만찬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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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풀렸으니 작년에 입던 얇은 누더기 작업복을 꺼내 놓았다가, 삼월이 언니가 옆에 달라붙어 얼추 한 시간을 귀에서 피가 나도록 잔소리하는 바람에(? 답지 않은 일이다) 큰맘 먹고 장에서 산 몸빼 두 벌. 빨아 널었다가 한 벌은 이미 입었고, 아직 입지 않은 다른 옷을 챙겨 입고(이미 입은 옷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잡부 바지로 개시하기엔 왠지 만든 사람에게 미안해서...) 베트남 한시장에서 산 짝퉁 크록스도 처음으로 신고 선산 보식한 떼 살피러 나섰다.
 다행히 무너지지 않고, 활착도 잘 되고 있다. 몸빼 입고 갔다가 엉덩이에 두 방 모기 쏘였고 발바닥은 밤 가시에 찔렸다. 개시 참 잘했다.

 가져간 비료 한 봉지 뿌리고 내려와 그 길로 신도심 이응 다리로 시화전 보러 이동.

 

세종 금강 보행교 (이응 다리)

지난 3월 24일, 3년 6개월의 공사 끝에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 전용 다리 금강 보행교가 개통되었습니다.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간 김에 슝~다녀왔습니다. 다리는 원형의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sbs210115.tistory.com

 누구한테 찍어달라기엔 시가 쪽팔리고, 행인 발길 끊길 찰나를 기다리느라 얼추 30분은 어슬렁거렸는데. 빨간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멋스럽게 낀 어떤 중년 부인께서 내 시 앞에 멈춰 섰다 간 것을 빼고는 행인 단 한 분도 전시물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간다. '비싼 돈과 품 팔아 이런 짓을 하는 게 옳은가?'라는 생각도 들고, '세상만사가 결국은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며 제 잘난 맛에 사는 거지'라는 생각도 들고...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신도심 외곽 쪽으로 선택했는데,
 행복도시 부지로 수용해 놓고 아직 개발 전인 원시림 같은 풍경 사이로 잘 뚫린 한적한 도로를 달리노라니, 짙어가는 신록과 동화 같은 아카시아 꽃향기가 어찌나 황홀하던지 '혼자 타고 가기는 아깝다'라는 생각이 절로.

 차 끌고 나감 김에 장에 들려 부숙퇴비 두 봉 사서 집으로.
 그리고 되짚어 나가 이러고 앉았다가 들어왔다. 진짜 몇십 년 만에 골뱅이 소면을 안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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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일 토닥토닥 오시는 비.
 아침나절 어제 산 퇴비, 양동이에 덜어 옥상 푸성귀에 뿌려 놓고 왔다.
 선산 보식한 떼 중에 흙밥 얕은 맨 위에 층이 타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 비가 고맙기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서재 창밖 샘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수 소리를 들으며 음악은 최대한 옅게 틀어놓고 있는 지금,
 배고픈데 배가 안 고프다.

 

 
 202305052056일비나리는어린이날立夏
 서수남 하청일-즐거운 여름
 봄날은 가고 오늘부터  벌써 여름, 이제 더울 일 만 남았네.

 다 저녁이 되도록 친정 출근한 삼월이 언니가 오지 않아 집안에 무슨 변고라도 있는지 전화 넣었더니 내일도 굉일이란다. 츠암...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내가 증말 왜 이런쥐!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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