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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조합 묘목시장에서 가지가 제일 기괴하게 뻗고 못생긴 놈으로 골라다 심은 것이 삼 년쯤 되었나 보다.
첫해는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었고,
두 해째인 작년 가을엔 도장지 중 가장 곧게 솟은 하나만 남기고 강전지를 했다.
그런 올해 기특하게도 빗속에 꽃망울이 초롱초롱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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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강전지 한 것이, 해거리하는 감나무 밑동을 도끼로 찍은 것과 다를 것 없는 상황이라서. 그래서 생존 본능으로 서둘러 꽃을 피웠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오래된 집 마당 한편에서 조각 볕을 먹고살면서 꽃을 피워 주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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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사 놓은 것 없는지 묻는 내게, 삼월이 언니께서 눈을 땡그랗게 뜨며 반문한다.
"취직 하시게유?"
(동무들도 평생 다니던 직장을 떠난 것이 얼추 인 마당에, 취직은 뭔 놈에게 취직. 말여, 말뚝여?)
영양가 없는 일이긴 해도, 내가 이력서 쓸 일이 생기리라고는 가늠하지 못했는데…. 모처럼 펜을 잡고 꼼지락거리는 이 상황이 새삼스럽다.
문방구에 들러 이력서를 찾는데 어찌나 뻘쭘하던지 ㅋㅋㅋ
세상일은 단언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 생에 마지막일 수 있는 자필 이력서.
감사한 일이다.
이 상황이 재미있어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202404153034월
Makiko Hirohash-여정
셋째가 사다 준 꼬마 김밥과 삼월이 언니가 배급 준 콩나물 국으로 저녁밥.
비가 지금도 오시나?
머리 핑핑~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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