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낙서/┗(2007.07.03~2023.12.30)

by 바람 그리기 2023. 11. 8.
반응형
반응형

 

 오야가 멸치회 잡수시러 머언 남해로 떠난 날.
 치과에 들러 나사 심은 어금니 하나 본뜨고 곧장 되짚어 돌아왔다.
 오래된 집 마당엔 아직 볕이 멀었는데, 옥상 그늘 속의 배추와 무는 하루가 다르게 속을 채우고 있다.

 점심 알람이 울린다.
 이제 라면 하나 삶아 먹고, 서둘러 밀린 원고 정리해 보내고 저녁 약속 시간 되기 전에 토란을 잡을 생각인데 맘 대로 아구가 잘 맞을지 모르겠다.

 지구별의 봉수에게 온 존재의 터널.
 누구도 그 끝의 세상을 알 수 없는 시간의 길.
 오늘도 나는 지금의 발자국을 내디뎌 뚜벅뚜벅 걷는다.

 

 
 202311081230수
 윤수일-타인
 치과

 -by, ⓒ 성봉수 詩人

 

반응형
반응형

'낙서 > ┗(2007.07.03~2023.12.3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렁설렁  (2) 2023.11.29
유배(流配)의 누옥(陋屋)에 비는 뿌리고...  (0) 2023.11.16
궁상의 달인.  (1) 2023.10.21
빈칸 하나 채우다.  (0) 2023.08.09
기억의 미로를 걷다.  (0) 2023.04.29

댓글